야외에서 전기차 전기 끌어쓰는 서비스도
운전자가 직접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셀프 수소충전소’와 물 없이 이산화탄소(CO₂)를 활용해 세탁할 수 있는 세탁기가 시험 운영된다. 또 야외에서 전기차의 전기를 끌어쓸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에서 2021년도 제6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실증특례 10건, 임시허가 5건 등 총 15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했다.
코하이젠과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가 신청한 셀프 수소충전소가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코하이젠은 내년 6월 경남 창원에 완공되는 시간당 300㎏급 수소충전소를 활용하며, 하이넷은 인천공항(T2)에서 현재 운영 중인 시간당 50㎏급 수소충전소를 활용해 셀프 수소충전기를 운영한다.
현행법상 차량의 수소 충전은 운전자가 직접 할 수 없고 관련 법령에 따라 교육을 이수한 충전원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심의위는 “수소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셀프 수소충전소의 안전성·효과성 검증이 필요하다”며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다만 안전성 평가, 셀프 충전교육, CCTV 설치 등 산업부가 제시한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LG전자가 신청한 ‘CO₂세탁기 시범운전’도 실증특례를 받았다. CO₂세탁기는 물 또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액체 상태의 CO₂를 순환시켜 세탁하는 친환경 제품으로 LG전자는 자체 연구소에 CO₂세탁기를 설치해 2년간 시험 운영에 들어간다. 향후 실증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면 일반 상가 내 세탁소에 설치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CO₂를 압축·액화하려면 상하좌우 8m 이격, 방호벽 설치 등의 의무를 준수해야 해 CO₂세탁기의 상용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심의위는 CO₂세탁기가 친환경적이고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됐단 점을 고려해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기업인 차지인이 신청한 ‘과금형 콘센트를 활용한 V2L(Vehicle to Load) 플랫폼 서비스’도 실증특례를 받았다. V2L은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기차 외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차지인은 V2L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을 과금형 콘센트를 활용해 차량 외부로 공급(220V)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현행법상으로는 전기차 소유자의 전력판매 기준과 V2L 플랫폼을 통한 전력판매 중개 서비스 관련 기준이 없어 이 사업도 할 수 없었다. 심의위는 전력 미공급 지역에서 2000대 이내 규모로 실증, 옥내 사용금지, 전원 차단장치 설치 등의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서울시가 신청한 ‘공유자전거 차체를 활용한 광고 서비스’를 비롯해 친환경 폴리프로필렌 전력케이블(LS전선), 플라스마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비츠로넥스텍),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활용 태양광 가로등(솔루엠), 이동형 전기차 충전서비스(티비유) 등 탄소중립 관련 안건 4건도 심의를 통과했다.
공원 자율주행 순찰로봇(도구공간),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서비스(강북삼성병원 등 4개사),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무선업데이트(폴스타 오토모티브 코리아) 등 디지털 전환 관련 6개 안건의 실증특례도 승인됐다.
이로써 올해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승인된 규제특례는 총 96건이며, 2019년부터 3년간 누적으로는 총 198건이다. 이는 분야별로 운영되는 전체 규제샌드박스 제도 중 가장 많은 승인 건수다.
산업부는 규제특례를 승인받은 107개 기업이 사업을 개시해 총매출액 789억 원, 투자금액 2462억 원을 달성하고 403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만 보면 매출 516억 원, 투자 711억 원, 316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가 기업 규제 어려움 해소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며 “제도 시행 4년 차인 내년에는 정식 사업화를 위한 승인과제 관련 법령 정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