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27일 조사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0.63% 떨어져 2012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주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주간 누적 매매가 변동률이 12월 마지막 주까지 -0.68%로 집계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하기도 했다.
세종시는 재작년 부동산원 통계로 아파트값이 무려 44.93%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속도를 내자 투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그러나 세종시는 작년 들어 아파트값 오름폭이 둔화하기 시작하더니 5월 셋째 주부터는 하락으로 반전됐다. 이후 같은 해 7월 첫째 주와 셋째 주 각각 0.01%, 0.05% 소폭 상승했으나 7월 넷째 주부터 올해 첫째 주까지 2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5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아파트값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세종시 아파트값의 하락은 2020년 단기적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더해 지난해 공급 물량이 많았던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세종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0년 5655가구에서 지난해 7668가구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세종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각각 3257가구, 1453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상승 압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종시 아파트값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지난해 주춤했지만, 국회 분원 이전 등의 개발 호재 등으로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지역임을 고려할 때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2·4대책의 후속 조치로 연기면에 6000가구, 조치원읍에 7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할 계획이고, 올 연말까지 여의도 면적의 38배에 달하는 111.6㎢ 유보지 개발 계획을 마련키로 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