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논란에 신세계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기회'로 보고 매수에 뛰어든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단기간에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날 오전 10시 1분 현재 전날보다 0.41% 낮은 24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멸공 논란 이전 주가 수준으로 불과 3거래일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신의 SNS 계정에 '공산당이 싫어요', '멸공' 등의 문구를 게시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비판하면서 정치권으로 논란이 퍼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세계 불매운동을 전개하자는 취지의 글이 등장했고 정 부회장이 지난 11일 'NO,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신세계 불매운동 이미지를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일 신세계 주가는 6.80% 급락하며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작 국내 개인 투자자는 신세계가 급락할 때 대량 매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부가 주장했던 불매운동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기준 개인은 203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외인은 각각 136억 원, 270억 원 순매도했다.
신세계는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3.14%, 2.58%씩 상승하면서 24만6500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지난 10일 시가 24만7500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개인은 이 기간에 각각 18억 원, 78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 시현에 나선 모습이다.
신세계 사업 전망이 양호하단 점도 주가 회복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백화점과 면세점 펀더멘탈이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은 코로나19의 변이종 증가에 따른 재확산과 장기화로 매크로 회복에 의한 강한 턴어라운드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신세계 내부 매장 효율화와 주요 다이고 거래선 회복으로 전년 대비 정상화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은 "또한 12월 화장품 카테고리 중 수입 브랜드 비중이 85%로 일부 국내 럭셔리 브랜드의 거래 감소 영향도 크지 않았다"며 "알선수수료율은 전년동기 대비 5%p 이상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 3분기 수준이 유지되고 있어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낮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연결 실적 전체적인 턴어라운드는 충분할 것"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