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탈모약·모발이식 건보적용 공약…우선순위 논란에 구체화 미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홍보 영상. (이 후보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4일 탈모 치료약과 모발 이식 등 탈모 치료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건보) 적용을 공약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위는 추후 논의로 미뤘다.

이 후보는 앞서 유권자 면접 ‘리스너 프로젝트’에서 제시된 의견을 전격 수용해 탈모약 건보 적용 검토를 선거대책위원회에 지시했고, 이날 공약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전체 탈모 치료 환자의 2%를 제외한 나머지는 노화·유전으로 인한 미용 목적으로 간주해 건보 적용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비싼 약값으로 인해 동일 성분의 전립선 치료제를 처방받는 서글픈 편법, 이제 끝내야 한다”면서 공약 발표 배경을 밝혔다.

그는 “탈모약에 대한 건보 적용을 확대하겠다. 적정한 본인부담률과 급여 기준을 시급히 정하겠다”며 “급여화가 되면 안정적 시장이 형성돼 관련 제품 개발이 활성화되고, 기존 제품 가격도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증 탈모 치료를 위한 모발 이식의 건보 적용 확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인 건보 적용 범위와 수가에 대해선 거론치 않았다. 이와 관련해선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적정 수가를 결정하면 건보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분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건보 재정 사용의 우선순위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건보 적용이 되지 않는 중병 신약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한정된 건보 재정을 탈모에 쏟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제기다. 당내에서도 지적이 나오는 바다.

의료인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생명을 위협하는 불치병에 걸려 건보 적용이 되지 않아 값비싼 신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많은데, 탈모 건보 적용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바람직하진 않다”며 “건보 적용 우선순위를 고려해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