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 시 주거비 연쇄 상승 직면
야후파이낸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을 인용해 지난달 미국의 월평균 임대료가 1년 전과 비교해 14%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2년 만에 가장 크게 뛴 수치다. 미국에서는 집을 구할 때 월세 형식의 거주 계약이 흔하다. 물가가 오르면서 월평균 거주 임대료는 2020년 말 1654달러에서 지난해 12월 1877달러(약 225만 원)로 급등하게 됐다.
특히 뉴욕, 마이애미, 잭슨빌을 포함한 동부 해안 도시 임대료는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은 임대료가 40% 이상 올라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임대가 아니라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도 주거비 타격은 비슷하다. 모기지 상환액이 임대료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레드핀은 주택 가격의 5% 계약금을 낸 주택 구입자의 월평균 모기지 상환액이 전년 대비 20%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레드핀의 대릴 페어웨더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과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모기지 상환액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이에 주택을 구입하려던 사람들이 임대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는 임대료를 더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구매를 망설이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 소비자들도 임대로 방향을 틀었다. 부동산 렌트 정보를 공유하는 앱 렌트카페에 따르면 연간 5만 달러 이상 버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의 자사 앱 이용도가 2017년 전체의 28%에서 2021년 43%로 크게 올랐다.
모기지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모기지 정보 사이트 HSH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3.08%였지만, 지난주 3.54%까지 치솟았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모기지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할 경우,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진다. 뱅크레이트의 그렉 맥브라이드 애널리스트는 “고정 모기지 금리가 4% 이하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더 높은 금리 환경이 조성되면 대출 이용자에게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