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증가, 임금 인상 등에 연준 공격적 긴축 전망 힘얻어
올해 7차례 기준금리 올릴 것 전망도
유럽 국채 금리도 고공행진
주요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풀었던 돈줄을 조일 채비에 나서면서 글로벌 국채 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2%에 바짝 근접했다. 해당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가늠할 중요 분기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JS)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국 국채 금리가 이전 최고치에 다가서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한때 1.939%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해 1.915%로 장을 마쳤다. 2019년 12월(1.909%) 이후 최고치로, 약 2년 만에 2%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은 10년물 금리의 저항선을 1.95%로 보고 있다. 이를 돌파할 경우 금리 상승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씨티그룹의 윌리엄 오도넬 전략가는 “금리 1.95% 수준에서 모기지담보부증권(MBS) 투자자들이 컨벡시티 헤징(Convexity Hedging)에 나설 것”이라며 “1.95%를 넘어서면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컨벡시티 헤징은 금리가 급등하면 MBS를 보유한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전반의 듀레이션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만기가 긴 국채를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2년물 금리도 이날 0.132%포인트 올라 1.322%에 도달했다. 약 2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은 예상보다 강한 고용 시장을 배경으로 한다. 4일 미국 노동부는 1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46만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12만5000개)의 4배에 달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조건으로 고용 상황을 강조해왔다. 고용 성적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만큼 연준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진단이 이어졌다. 기존 전망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치솟는 임금 인상도 국채금리 상승을 부채질했다. 1월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시장 전망치(0.5%)를 넘어섰다. CNN은 미국 노동자들이 임금, 보너스, 복지 측면에서 지금과 같은 호시절을 누린 적은 없다고 평가했다. 임금의 가파른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이는 또다시 연준 금리 인상의 추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탄탄한 고용 시장과 높은 임금이 시장의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며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연준이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대응에 실기한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강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년래 최고치인 7%를 찍은 상황에서 임금 급등세가 인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이 올해 7번, 내년 4번 등 2년 내 총 11회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연 7회 금리인상 가능성은 물론 한 번에 0.25%포인트 이상의 인상 폭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도 뛰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를 제로로 동결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말까지 0.5%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유로존의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0.02% 포인트 오른 0.22%로 2019년 1월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0.1% 포인트 오른 1.84%로 2020년 4월 수준을 회복했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0.3% 포인트 상승한 2.55%로 201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밖에 호주 국채 금리도 3년래 최고치를 향해 가고 있고 일본 10년물도 6년래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국채금리 급등으로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 규모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마이너스 수익률의 채권 규모는 이틀 만에 약 3조 달러(약 가 줄며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