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라도 경쟁률은 천양지차…기준이 된 분양가 ‘9억원’

입력 2022-0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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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9억 이상 중도금 대출 규제
'더샵 송도' 최고 경쟁률 211대 1
9억 넘는 전용 121㎡형은 15.5대 1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지난달 모집공고 냈다가 돌연 취소
고분양가 논란에 하향 조정 가능성

▲'더샵 송도아크베이' 조감도 (자료제공=포스코건설)

부동산 분양시장도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같은 아파트라도 분양가격에 따라 경쟁률이 크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 원 미만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고 있어서다. 이에 분양가를 다시 낮추기 위해 분양을 미루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더샵 송도아크베이’는 지난달 청약 접수 결과 전체 486가구 모집에 2만2848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면서 평균 경쟁률 47.01대 1을 기록했다.

다만 경쟁률은 분양가격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분양가가 9억 원 이하로 책정된 전용면적 84·98㎡형에서의 경쟁률이 다른 면적대 경쟁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용 84㎡A형은 55.41대 1, 84㎡B형은 43.36대 1, 98㎡형은 211.10대 1로, 모두 평균 경쟁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면적대에서만 전체 청약통장의 83.98%(1만9178개)가 몰렸다. 이들 면적대의 책정 분양가는 7억7150만~8억9990만 원 수준이다.

반면 단지 내에서 가구 수가 가장 많이 포진된 전용 112·121㎡형은 청약 성적표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전용 112㎡형은 11.83대 1, 전용 121㎡A·B형은 각각 15.50대 1, 3.81대 1에 그쳤다. 해당 면적대의 분양가는 12억5000만~13억95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자 대출 가능 여부가 청약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9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중도금 집단 대출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송도 자이 더 스타’는 이러한 연유로 최근 530여 가구가 미계약되기도 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칸타빌 수유팰리스', 분양가 낮추기 위해 일정 미뤄

이에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분양 일정을 미루는 단지도 나타났다.

이투데이 취재 결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입주자 모집 공고를 18일 다시 게재할 방침이다. 해당 단지는 지난달 모집 공고를 냈다가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기존에 책정된 분양가보다 조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용 18~78㎡형, 22개 타입 전체 216가구 가운데 78가구의 분양가가 9억 원이 넘게 책정됐다.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전용 78㎡형의 경우 분양가는 10억3840만~10억8840만 원에 달한다. 인근에서 지난달 분양했던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전용 84㎡형이 9억9600만~10억3100만 원에 책정된 것과 비교하면 면적이 더 작음에도 분양가는 더 높게 책정된 것이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도 분양가가 9억 원 이하로 책정된 전용 38~59㎡형은 경쟁률이 높게는 세 자릿수에 달했지만 9억 원 이상으로 책정된 면적형은 전용 112㎡형을 제외하고 모두 평균 경쟁률보다 크게 밑돌았다. 이처럼 분양가와 중도금 대출 여부에 따라 경쟁률이 크게 갈리고 있어서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사전에 미계약 사태를 막고자 분양가 수정에 나선 것으로 예상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중간에 입주자 공고를 취소하는 건 드문 사례”라며 “인근 단지가 더 낮은 가격에 분양이 됐기 때문에 그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강화에 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다 보니 참여자들이 대출 가능 여부에 따라 청약통장을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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