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오더'ㆍ저가 와인 덕에 매출 2배씩 증가…와인 전문매장 확대
# 40대 직장인 구 모 씨는 최근 친구가 갑작스럽게 집으로 찾아오게 됐다. 구 씨는 손님 접대용으로 제격인 와인을 구매하기 위해 집앞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편의점에는 예전과 달리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구비해두고 있어 고민을 덜어주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 채널들이 일제히 ‘와인숍’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 달러(약 6700억 원)로 전년 대비 70% 급증할 정도로 와인 소비가 늘고 있다.
이마트는 기존 주류 매장을 와인 전문점인 ‘와인&리큐르’로 리뉴얼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말 리뉴얼한 '제타플렉스' 잠실점에 1층 매장 면적의 70% 규모로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선보였다. 약 400평 규모의 보틀벙커에서 4000여 종의 와인을 소개한다.
편의점들도 와인샵 꾸리기에 나섰다. GS25는 지난해 ‘와인25플러스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매장은 주류 판매 플랫폼인 '와인25플러스'에서 인기를 끈 300여 종의 상품들을 판매한다. CU는 와인 특화매장을 5000개 이상까지 늘렸다.
세븐일레븐은 와인특화 매대 운영점 확대에 그치지 않고, KT 강남점에 ‘와인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약 30평 공간의 와인 스튜디오에는 300종이 넘는 다양한 와인이 있다. 이마트24 역시 주류특화매장을 작년 말 기준 3600여 개까지 늘렸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이 와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오프라인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특화 상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와인을 사려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만큼 이커머스와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상품인 셈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미리 모바일로 와인을 주문한 후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이와함께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은 젊은 소비자의 유입에 맞춰 1만원 이하 저가 와인을 속속 선보여 저변 확대에 성공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도스코파스는 4900원, 홈플러스의 카퍼 릿지는 4990원, 롯데마트의 레알 푸엔테는 3900원, GS25에서 선보이는 오페라티코는 5900원 등으로 커피 한잔 값 수준이다.
유통업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와인 사업을 한층 강화한다.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나파밸리의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와 관련 부동산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신세계그룹은 와인 생산부터 유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보틀벙커' 입점 매장을 늘린다. 다음 달 오픈 예정인 창고형 할인점 맥스 창원 중앙점에는 보틀벙커 입점이 확정됐으며 올해 내에 5개점가량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GS25와 CU 등 편의점들도 주류 판매 매장을 확대한다. GS25, CU는 올해 와인 특화매장을 각각 7000여 개, 5000여 개까지 늘린다. 세븐일레븐은 충분한 유휴공간이 있는 점포를 선정해 이들 점포 전체 면적의 최대 50%를 '와인 스튜디오'로 전환한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도 꾸준히 내놓는다. CU는 지난해 최다 판매 와인으로 등극한 자체 와인 브랜드인 ‘음!’ 라인업을 지속해서 늘린다. 음! 와인 시리즈는 타닌감이 강하지 않고 목넘김이 부드러워 와인 초심자들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세븐일레븐은 작년에 시작한 ‘이달의 상품기획자(MD) 추천 와인’ 서비스를 지속한다. 소믈리에 자격증을 보유한 세븐일레븐 MD가 직접 계절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객에게 추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