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샴페인’ 준비하는 와인 수입사

입력 2022-03-04 05:00수정 2022-03-0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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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시장 급성장세 타고 금양인터내셔날ㆍ나라셀라 등 IPO 저울질

▲금양인터내셔날의 대표 와인 '1865' (금양인터내셔날 홈페이지)
▲나라셀라의 대표 와인 '몬테스 알파' (나라셀라 홈페이지)
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와인 수입사들의 입지도 달라지고 있다. 메이저 수입사들은 높아진 실적을 기반으로 IPO(기업공개)를 통한 증시 입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유입된 자금으로 재투자를 하게 되면 업계 내 순위도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유통업체인 나라셀라와 금양인터내셔날은 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중 먼저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은 국내 첫 와인 수입 상장사가 될 전망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옛 해태산업의 수입주류전문 자회사로 1989년 설립됐다. 칠레산 와인 ‘1865′를 수입하며 매출 기준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2010년대 중반 국내 와인 시장이 정체기에 빠지면서 몸집이 쪼그라들자 2017년 중견 건설사인 카뮤이앤씨를 보유한 베이스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5년동안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상장에 도전할 만큼 성장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 추정치가 15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이상 증가했다.

베이스그룹은 올 하반기 금양인터내셔날 상장을 목표로 사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금양인터내셔날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그룹 내 케이터링 계열사 후니드를 참여시키며, 보유 지분율도 기존 79.34%에서 85%로 끌어올렸다.

나라셀라도 신영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작업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1997년 설립돼 '몬테스알파'를 비롯해 '죠셉 펠프스', '덕혼' 등을 수입하며 몸집을 키웠다. 동아원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2015년 당시 오크라인(현 나라로지스틱스)이 인수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이후 나라셀라의 외형은 급격히 커졌다. 2015년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180억 원, 17억 원이었으나 2020년 각각 595억 원과 61억 원으로 사세를 키웠다.

한때 와인 수입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로 큰 호황를 누렸다. 하지만 잘 나가던 와인수입사들이 무너진 것은 양대 유통공룡인 롯데와 신세계가 막대한 계열사를 통해 와인 수입에 직접 뛰어들면서다. 롯데와 신세계는 막대한 자금과 오프라인 매장을 앞세워 시장확대에 나섰다.

그러다 코로나19 이후 혼술과 홈술 바람이 불면서 와인 시장이 제2의 중흥기를 맞게 됐고 와인 수입사들도 역대 최고 매출을 속속 기록했다. 차입 이외에 대규모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지자 이들이 IPO에 도전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와인 수입 시장은 2008년 이마트가 설립한 신세계L&B는 2017년 금양을 제치고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구나 신세계 그룹이 최근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와인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어 와인 수입 시장은 한층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관련 회사들의 상장이 이뤄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는 시가총액만 50조 원이 넘는 콘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가 있고 런던증권거래소엔 140조 원 규모의 디아지오(Diageo)가 상장돼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스팩 합병 방식으로 상장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와인 수입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하나의 산업군으로 보기 힘들다는 이유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으나 코로나 집콕에 따른 홈술 트렌드가 산업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와인수입사에 대해 상장 여부를 심사하는 한국거래소도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고 실적도 뒷받침되는 만큼 증시 입성이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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