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유가가 상승했다. 이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리오프닝 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 인도분 선물은 직전 거래일보다 1.9달러 하락한 91.7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북해 브렌트유 4월물도 1.91달러 내린 92.87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끝나지 않으면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노동부가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1%, 전년 같은 달보다 9.7% 상승했다고 발표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P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수치(0.5%)보다 2배 높다. PPI가 높게 나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준비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의 금리를 올리는 것)을 단행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가 리오프닝 관련 종목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위축됐던 심리가 안도로 바뀌면서 반등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뜻에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빠르면 이달 넷째 주부터 주정부에 대한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할 예정”이라며 “미국 리오프닝의 온기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미국 증시가 전고점 수준까지 올라서게 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오프닝 종목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종목은 화장품, 항공, 여행 등이다. 실제 화장품 대장 주인 LG생활건강은 18일 오후 1시 44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7% 상승한 103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아모레퍼시픽도 전날보다 1.07% 상승한 18만9500원에 거래 중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점진적 일상 회복에 따른 국내 수요 증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며 “구조적으로는 이달을 기점으로 한 전반적 중국향 소비 활동 정상화와 2분기부터 연결 영업이익의 성장세 전환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항공에 대해서도 정부가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향을 검토한다고 발표하면서 여행 재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 여객 수요 회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입국 시 격리 기간은 7일로 여전하다”며 “빠르면 하반기는 돼야 수요 회복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18일 오후 1시 50분 기준 전날보다 소폭(0.17%) 하락한 3만 원에 거래 중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2분기부터는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때는 물가 압력 둔화 속도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전 물가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