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지역 반군, ‘군 총동원령’ 선포
주민 대피 행렬...일부 지역 사재기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포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임계점까지 치닫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군인 1명이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의 포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우크라이나군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째 교전을 치르고 있지만,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 측은 러시아 관영 언론에 정부군이 반군 지역의 여러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AFP·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주)를 장악한 친러 분리주의 반군은 전날 24시간 동안 66건의 휴전협정을 위반한 데 이어 이날도 19건을 위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이날 각각 정부군과의 전쟁 가능성이 커졌다며 ‘군 총동원령’을 발령했다.
DPR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이날 영상 성명에서 정부군과의 전투 위험이 심하게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푸쉴린은 “군 총동원령에 서명했다. 모든 예비군은 군 모병사무소로 와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발표했다.
LPR 수장 레오니트 파세치니크도 “LPR 영토 내에 총동원령을 선포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18∼55세 남성은 루간스크주를 떠나지 말아야 함과 동시에 차량과 다른 사유 재산을 당국이 임의로 징발할 수 있다는 칙령을 내렸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피난민을 위해 국경을 개방하는 등 자국 내에서 전쟁 대비 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의 마지막 퍼즐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피난민 유입에 대비해 국경을 개방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의 반군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임박했다”라며 여성·어린이·노약자 등을 인근에 있는 러시아 로스토프주로 대피시킬 것을 명령했다.
YTN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들은 육로로 폴란드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쟁 공포감이 조성돼 생필품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군이 두 차례 병력 4700명을 폴란드에 증파하면서 폴란드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임훈민 주 폴란드 대한민국 대사는 “최악의 경우 100만 명 정도 넘어올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