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증시, 2014년 크림반도 침공 후 최대 하락 폭
미국 선물·아시아증시도 약세, 긴축 우려까지 더해져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범유럽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0% 하락했고 독일 DAX3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도 각각 2.07%, 2.04% 내렸다.
특히 러시아 증시 벤치마크인 MOEX지수는 10.5%, 러시아주가지수(RTS)는 13.2% 각각 급락했다. 러시아 주요 지수의 하락 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했던 2014년 3월 이후 일일 기준 최대폭이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달러 대비 3.4% 하락하며 외환시장도 흔들렸다.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뉴욕증시도 불안한 조짐을 예고했다. 이날 거래된 나스닥100선물과 다우존스선물은 각각 2.46%, 1.59% 하락했다. 지난주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모두 우크라이나 불안감에 1%대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하락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아시아증시까지 22일 일제히 하락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공포 심리가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가 1.71% 떨어졌으며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3%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증시는 글로벌 긴축 가속이라는 변수도 남아 불안을 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달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CME그룹 트레이더들은 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100%로 제시하기도 했다.
나아가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3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시장은 더 긴장하고 있다. 그간 연준은 1회 인상 폭을 0.25%포인트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보먼 이사는 “지금 수준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올해 중반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이 내달 0.5%포인트 인상하면서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있어 열린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회사 브룩스맥도날드의 에드워드 박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에서 가격을 매기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며 “불확실한 일주일을 한 번 더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