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식량 의존 갈수록 심화 추세, 대두유 80%가 수입
1차 곡물 가격 상승, 2차 대체재 가격 상승 전이 조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후 열린 네이멍구 대표단 회의에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중국산 곡물로 채워져야 한다”며 자급자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식량 안보에 대한 중국 정책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시 주석은 2018년과 2019년 미국과 무역 전쟁을 하던 때도 식량 자급자족을 자주 언급했다. 지난해 말엔 중국 농림부가 유전자변형농산물(GMO) 품종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는 초안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품종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주요 곡물 가격이 치솟자 중국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과 달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제재에도 불참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식량 수입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에 골칫거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은 밀과 옥수수의 약 7~1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당국이 전략적 비축량을 늘리면서 수입 의존도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곡물 가격 인상이 주변 상품 가격 인상으로 번지는 2차 파동이 수개월 내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수출량의 80%를 책임지는 해바라기유 가격이 오르면 대두유 등 대체 기름 가격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지는데, 중국은 대두유 소비량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WSJ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늘어나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14억 국민을 어떻게 먹여 살릴지가 점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그러나 미·중 무역 마찰과 러시아의 현재 모습이 보여주듯 식량 자급자족은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식량 수입 의존에서 벗어나려면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GMO 품종 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