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철도 노사갈등, 글로벌 공급망 혼란 더 커져

입력 2022-03-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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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디언퍼시픽철도, 영업 중단 결정
임금, 연금, 휴식 등 놓고 노사 입장 팽팽
칼륨과 비료 등 선적에 차질, 가격 상승 우려

▲캐나디언퍼시픽철도 직원이 20일(현지시간) 몬트리올에서 팀스터스 노조 깃발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몬트리올/AP뉴시스
북미 화물 운송 업계를 대표하는 캐나디언퍼시픽철도(CP)의 노사갈등에 아직 아물지 않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더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P는 노조와의 줄다리기 끝에 이날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화물노조 ‘팀스터스’ 소속 조합원들과 임금 인상, 연금 혜택, 휴식 시간 연장 등을 놓고 협상했지만, 이견이 계속 엇갈리자 사측은 결국 영업을 멈추는 초강수를 뒀다.

현재 팀스터스에 가입된 CP 직원들은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이번 결정이 직장폐쇄가 아닌 노조 파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새로운 계약 제안서를 제시했지만, 노조 측이 아무런 답변 없이 전날 자정 직전부터 조합원을 사업장에서 철수시켰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급변하는 운송 환경을 배려하지 않고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사측이 자정 직전 직장 폐쇄 조치를 시작했다”며 “우리가 끝나지 않은 전염병과 폭발하는 상품 가격, 우크라이나 전쟁과 씨름하는 가운데 회사는 철도망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함만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업이 중단된 후 노사는 연방 노동 당국 중재로 논의를 재개했지만, 사측은 앞서 제시한 새로운 계약에 노조가 합의하지 않는다면 구속력 있는 중재 절차로 넘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우 사태 해결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CP는 북미에서 여섯 번째로 큰 화물철도로, 캐나다산 칼륨과 비료 등을 미국 중부까지 운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뜩이나 칼륨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서방 제재로 전혀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CP를 통한 공급마저 중단되면 비료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세계 최대 비료 생산업체인 뉴트리엔의 켄 세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철도 파업이 몇 주 이상 지속하면 칼륨 광산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고려할 때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WSJ는 “노사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후 열차가 중단되면서 주요 공산품과 비료 등의 글로벌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며 “파업이 가져올 영향 탓에 많은 기업과 고객사, 정치인은 파업 노동자가 직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강제하는 업무복귀법안을 도입할 것을 캐나다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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