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민주당 내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국회 입성 시나리오까지 더해지면서 지방선거 셈법이 복잡해졌다.
송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서울 시민이 됐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달 10일 당 대표직을 사퇴한 지 22일 만이다. 송 전 대표는 “‘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라도 출마할 준비를 해달라’는 윤호중 비대위원장님의 말을 들었다”며 “당과 지지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주소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어 “추대나 전략공천은 머릿속에 없다”며 후보자 경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대선 당시 득표율 열세 지역이고 국민의힘에서 현역인 오세훈 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선 까닭에 중진급 인사인 송 전 대표 차출론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86그룹 등 당내 일각의 반발이 거세다.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 반대 기자회견을 연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자제가) 제가 확인한 바로는 서울 지역 의원과 86그룹은 거의 대다수, 이재명·이낙연·정세균을 지지했던 분들의 보편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영길 차출론이라는 자체가 가짜 프레임”이라며 새로운 인물을 차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계양구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송 전 대표가 서울 지역에 연고가 없는 점도 선거 출마에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서울시장 후보군 자체가 구인난을 겪고 있어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최대 요충지인 서울 지역을 두고 당 지도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대선 패배의 책임 당사자인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 시나리오가 불거지는 가운데, 이재명 고문이 송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보궐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가 만약에 (서울시장에) 당의 경선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되면 이재명 고문이 아마 보궐선거를 통해 바로 복귀하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송 전 대표가) 4월 말에 사퇴하면 보궐선거가 같이 치러진다”며 “이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끝나고 나면 당권경쟁이 있을 텐데 현역 의원으로 복귀해서 당내 세력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아무래도 정치 복귀 시점을 당겨놓아야지만 (당 대표 도전도) 순탄해질 것이라고 볼 것”이라며 “민주당 사람이 그럴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지역구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은 ‘새 인물’을 찾고 있다. 현재 민주당계 인사 중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정치인은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한 명이다. 민주당 현역 의원으로는 박주민 의원이 막바지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