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코로나19 위기 화물 사업으로 극복…아시아나항공 성공적 인수는 남은 과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이한다. 취임 이후 각종 위기를 넘기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조 회장은 향후 항공산업을 재편할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집중할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오는 24일로 취임한 지 3년이 된다. 조 회장은 2019년 4월 8일 미국에서 별세한 부친 고(故)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어 같은 달 24일 한진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그룹 사령탑에 올랐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직면한 코로나19, 경영권 분쟁 등 위기에 성공적으로 대처했고, 항공산업 재편 논의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하며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조 회장은 여객기를 항공기로 개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급증한 항공 화물 수요에 대응하고,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2020년 영업흑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1조4644억 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대한항공이 거둔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익이다. 화물 부문 매출이 6조6948억 원으로 여객 매출의 여섯 배에 달했다.
조 회장은 3년 가까이 이어진 경영권 분쟁에 종지부를 찍으며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 체제도 확립했다. 2020년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사모펀드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의 반대를 넘고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KCGI가 낸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며 재차 경영권을 확고히 했다. KCGI는 주총 이후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했고, 이로써 3자 연합은 공식 해체됐다.
유휴자산을 매각하며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부문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며 8000여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5579억 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끝냈다. 왕산레저개발 등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끝내 ‘메가 캐리어’를 출범하는 작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년 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하며 경쟁력 강화와 항공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통합 항공사 출범은 7부 능선을 넘었다. 미국과 중국ㆍ일본ㆍEU 등 필수신고국 경쟁 당국의 허가만 남은 상태다.
승인 이후에도 양사 조직을 효율적으로 결합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작업은 조 회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조건으로 일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한 뒤에도 해외 대형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것 역시 또 다른 과제다.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2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 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