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27일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언론공개회를 개최했다.
앞서 지난해 4월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그의 수집품 중 문화유산 2만1693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품 148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고 이건희 회장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기증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품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작품 등 시기와 분야가 다양하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정약용의 ‘정효자전’과 ‘정부인전’ 그리고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다. 이들 작품은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관은 “이들 작품은 이번 기념전에 최초 공개된 작품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먼저 정약용의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이다. 강진에 유배 중이던 정약용은 마을 사람 정여주의 요청으로 두 편의 글을 써줬다. 서른 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 정관일이 생전에 했던 효행이 ‘정효자전’에, 그 부인이 홀로 아들을 엄격하게 기른 이야기가 ‘정부인전’에 담겨있다.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정약용이 정성 들여 쓴 유배 시기 서예작품의 전형이다. 가족의 기억을 글로 남기고 싶어했던 지역민에게 공감한 정약용의 마음이 담겨있다. 두 점 모두 최초로 실물 공개된다.
다음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다. 이 작품은 인상주의를 창시한 모네의 수련 연작 가운데 한 점이다. 만년의 모네는 이전과 달리 오직 수련과 물 표면의 변화에만 집중해 대상을 모호하게 표현했다. 이는 추상화 출현을 예고한 표현법으로 평가받았다.
이 외에도 이중섭의 ‘황소’, 김기창의 ‘소와 여인’, 정선의 ‘인왕제색도’, 백남준의 ‘브람스’ 등 미술 교과서에서 봤던 친숙한 작품들도 실물로 만나볼 수 있다.
이날 언론공개회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건희 컬렉션은 시대와 장르를 망라하며 수집품 하나하나에 고인의 고귀한 뜻이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가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짚어보고, 기증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아름다운 선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전시는 28일 일반에 공개돼 8월 28일까지 4개월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