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 복귀를 지속해서 시도 중인 가운데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와의 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했다.
8일 재계와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신 전 회장은 지난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자회사 롯데서비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당시 벌였던 이른바 '풀리카' 사업에 대해 "사업 판단 과정에 현저하게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면서 이사로서의 주의 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며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신 전 부회장에게 4억8000여만 엔(약 47억 원)을 회사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풀리카 사업은 소매점에서 상품진열 상황을 촬영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으로, 신 전 부회장은 이 사업과 관련해 2015년 1월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이후 해임이 부당하다며 2018년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당시에도 일본 법원은 풀리카 사업에 대해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처럼 잇따른 패소는 일본의 롯데 경영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롯데홀딩스에서 해임된 이후 매년 6월 말 롯데홀딩스 주총에 앞서 4월 말 자신의 경영 복귀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제기해 왔으나 올해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 자격으로 자신의 이사 복귀나 원하는 인물의 이사 선임, 신동빈 회장 해임 등 안건을 제시했으나 지난해까지 7번 주총 대결에서 모두 패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등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도 거의 정리한 상태라 일각에서는 경영권 복귀 시도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권 복귀 시도를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는 시각이 여전하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18일에도 일본어로 운영되는 '롯데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신동빈 회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자기(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하게 짜인 경영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으로 롯데와 고객, 종업원 등 관계자를 위한 경영을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지배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안건을 제기한다 해도) 통과가 불가능하다"며 "주주와 이사회는 경영자 선임 때 경영 능력,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등 기준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