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재개 조건 9가지 공유 등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파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현 조합 집행부와 공사 재개 여부를 협의할 의사가 없음을 선언하면서 공사 중단도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둔촌주공 조합원 중 일부로 구성된 조합 정상화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시공사업단과 면담을 진행한 결과와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정상화위원회 측 8명과 시공사업단 및 공무팀 18명, 담당 구청인 강동구청 관계자 3명 등 총 30명이 참석했다.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시공사업단은 현 조합 집행부와 자문위원의 기만과 신뢰 상실로 더는 함께 갈 수 없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며 “이는 4개 건설사 시공사업단 경영진과 현장소장의 공통 의견”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공사업단은 지난달 20일 서울시에 “현 조합 집행부와 전문위원을 신뢰할 수 없으므로 공사를 지속할 계약·법률적 근거가 없으므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현 조합이 서울시를 통해 수정계약서를 전달했지만, 시공사업단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시공사업단의 공사 중단 입장은 변함이 없는 셈이다.
시공사업단은 공사재개 조건으로 9가지를 제시했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주요 조건으로 ‘재원마련을 위한 분양 계약 등의 완료 일정 확정’, ‘분양지연 금융비용 손실 금액 보상’, ‘품질 확보를 위한 적정 공사 기간 보장’ 등이다.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시공사업단 입장을 확인한 만큼 현 조합장을 만나 조합 입장을 듣고 공사재개를 위한 협의를 시작될 수 있도록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은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이다. 현재까지 공정률은 52%로 절반을 넘겼다. 일반분양 물량은 4786가구에 달한다. 시공사업단은 지난달 15일 공사를 중단하고 유치권 행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