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과 경기 불안 더해져 ‘안전자산’ 달러에 몰려
전 세계 차입과 수입 비용 늘려 또 다른 인플레 우려
특히 신흥국 경제 성장 위협할 것이라는 지적 나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2% 하락한 1257.53에 마감했다. 하루 새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7% 상승하면서 2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연초 1170선에 머물던 지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투자자들이 경제 불확실성 우려로 안전자산에 집중하면서 치솟고 있다.
달러 가치 상승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진정시키고 해외 상품에 대한 미국 수요를 지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반면 대외적으로는 전 세계 차입 비용을 늘려 금융 시장 변동성을 유발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 상대국의 수입 비용을 상승시키고 새로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세계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샤크티칸타 다스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측면에서 상당한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 같은 진전은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에 불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의 금리 인상 동참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석 달째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발 도시 봉쇄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박 등 리스크 요인이 산적해 앞으로 더 많은 자본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캐나다 5대 은행인 스코샤뱅크의 툴리 맥컬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는 전 세계 다른 많은 국가 경제에 골칫거리를 안기고 있다”며 “이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의 자금 유출과 통화 약세를 촉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 재무부 차관보를 지낸 클레이 로어리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부사장 역시 “미국은 늘 안전한 피난처였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더 많은 자금이 미국으로 들어가 신흥 시장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 정부나 기업, 금융기관들이 미국에 달러를 빌릴 때 발생할 수 있는 통화불일치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통화불일치는 달러를 빌린 차입자가 달러를 자국 통화로 환산해 사용하는 경우 강달러로 인해 나중에 갚아야 할 빚이 불어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최악의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