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오리온의 러시아 사업이 순항 중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4월 잠정 실적으로 매출 2060억 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달에 비해 19.1% 늘었다. 영업이익은 306억 원으로 45.0% 올랐다. 전기에 비해서는 각각 9.9%, 11.7% 오른 수치다.
세부적으로 국내에서는 매출 769억 원을 거둬 작년에 비해 13.6% 늘었고, 영업이익은 126억 원으로 5.0% 증가했다. 3월에 비해 매출은 0.5% 뒷걸음질 쳤지만,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러시아 실적이다. 애초 업계에서는 올해 2월 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의 러시아 현지 사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3월 매출 9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7% 늘더니, 4월에는 119억 원으로 35.2% 뛰었다. 영업이익은 3월 12억 원으로 전년 같은달(13억 원)보다 7.7% 뒷걸음질 쳤지만, 4월에는 21억 원으로 지난해 4월과 비교해 50% 증가했다. 전달에 비해서는 75%나 뛴 수치다.
오리온은 "지난달 1일 단행한 평균 20% 이상의 제품 가격 인상과 일부 원재료 조달 공급처 변경 및 다변화가 실적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전망도 밝다. 지난달 가격 인상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분기 중에 러시아 2번째 공장인 끄립쪼바 공장 완공에 따른 외형 성장도 예상된다.
김혜미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초코파이 및 비스킷 제품군에 대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인근 국가에 대한 수출이 호조를 보여 성장했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도 내수와 수출 모두 성장세를 유지하고, 생산과 운영이 모두 정상적이며 루블화 흐름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공장에서는 몽골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제품을 수출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로 부진이 예상됐던 중국도 실적이 좋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초코파이가 민생용품으로 지정되며 생산이 재개돼 상하이 공장 가동률이 80%까지 오른 이유가 크다. 4월 중국 매출은 117억 원으로 전년보다 112.7% 뛰었다. 영업이익은 55억 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52.9% 늘었다.
베트남에서도 내수 소비가 살아나면서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4월 매출은 291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4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2억 원으로 90.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