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공사 납품 단가 인상 추진
자재현황 민간 공개시스템 구축
대출금리 인하 등 인센티브 검토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원유와 유연탄, 고철 가격은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배럴당 78.8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배럴당 112.4달러로 42.6% 상승했다.
호주 뉴캐슬탄(유연탄) 5500㎉의 경우 같은 기간 톤당 15만9900원에서 25만8000원으로 61.3% 올랐고, 고철(철스크랩) 가격도 톤당 55만 원에서 65만5000원으로 19.1% 뛰었다.
원자잿값 급등으로 철근 매입 금액이 늘어나면서 건설사의 수익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주요 원자재 매입 금액이 공시되는 17개 건설사의 경우, 1분기 매출액 대비 철근 매입 금액은 4.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2%) 대비 1.2%포인트 오른 금액이다.
이같이 원자잿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공사비 부담에 건설사들이 수주를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아파트를 짓는 비용이 늘었는데, 조합·시행사 등 사업자가 제시하는 공사 단가가 낮아 건설사들이 일감을 마다하는 상황이다.
경기 성남시 신흥1구역 재개발조합은 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석하지 않았다. 건설업계는 애초 신흥1구역의 공사비가 최소한 3.3㎡당 500만 원 초중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조합이 ‘3.3㎡당 495만 원 이하’로 제시하자 건설사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건축 조합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 시공사 입찰을 받았지만, 참여하는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다.
정부는 최근 원자잿값 급등과 관련해 현장점검 회의를 열고 민관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세종시 6-3 생활권 M2블록 주택건설현장을 방문해 건설자재 공급망 점검회의를 갖고 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에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관급자재 공급을 안정화하고, 현행 물가변동 제도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조달청은 자재별 가격 인상요인을 납품 단가에 반영해 관급자재가 적시 납품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자재 생산·유통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생협의체를 통해 이해관계자 간 자율 실시하는 공사비 조정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통시장 불안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산업부와 합동으로 주요 자재의 수급현황 및 유통시장 동향을 민간에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직 분양이 시작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재 가격 상승분을 공사비에 적기 반영할 방안을 6월에 발표 예정인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에 포함할 예정이다.
분양이 완료된 사업장에서 총공사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원도급사가 부담하도록 계약을 변경하는 경우 원도급사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수수료의 50%를 돌려주고, 주택도시기금 대출금리를 4.6%에서 3.6%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