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영토확장 어디까지?” 음료·디저트에서 주류까지 ‘저칼로리’가 대세

(사진제공=롯데제과)

제로 사이다와 제로 콜라 등 제로 칼로리 탄산 음료로 시작된 ‘저칼로리’ 열풍이 디저트, 맥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건강관리를 하면서도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각되면서다. ‘제로’ 상품들은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거나 기존 제품에 비해 칼로리를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대표 맥주 ‘클라우드’ 대비 약 60% 열량을 낮춘 저칼로리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칼로리를 낮추고 맥주의 맛은 살린 맥주’로 기획됐다. 당류를 빼 500㎖ 1캔 열량을 기존 클라우드 맥주의 40% 수준인 99㎉로 줄였다.

칼로리에 이어 알코올 도수도 덜어냈다. 알코올 도수 3도로 클라우드 맥주(5도) 대비 2도 낮다. 롯데칠성은 신제품을 통해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카스 라이트’의 저칼로리 맥주 시장 독주 견제를 기대하고 있다. 오비의 카스 라이트는 500㎖ 당 135㎉에 불과하며, 알코올 도수는 4도로 올해 1분기 가정용 맥주 시장 판매량 4위에 오르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도 지난달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내놓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이미 작년 9월에 ‘제로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며 2종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바 있다. 시장성을 확인되자 롯데제과는 ‘제로’ 브랜드를 정식 론칭하고, 제품 5종을 출시했다. 향후 TV 광고를 포함한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라인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로’ 제품은 총 5종으로, 과자류인 ‘제로 초콜릿칩쿠키’, ‘제로 후르츠 젤리’, ‘제로 카카오 케이크’와 빙과류 ‘제로 아이스콜라’, ‘제로 아이스초코바’다. 이들 제품은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과 말티톨을 사용했다. 특히 ‘제로 후르츠젤리‘와 ‘제로 아이스콜라’는 칼로리가 일반 제품에 비해 각각 25%, 30% 가량 줄어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 칼로리 열풍은 탄산음료로부터 시작됐다. 2005년 미국에서 ‘코카콜라 제로’가 출시되고, 2년 후에 ‘펩시 제로슈거’가 등장하며 글로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밋밋하다는 평가 속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해 롯데칠성이 내놓은 ‘칠성 사이다 제로’가 히트를 치면서 다시 유행이 시작됐다.

지난해 1월 출시된 칠성사이다 제로는 매월 1000만 캔씩, 올해 2월까지 1억 4000만 캔이 팔리며 화제가 됐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2조5061억 원)과 영업이익(1822억 원)이 전년 대비 각각 11%, 88% 늘었는데 ‘칠성 사이다 제로’의 선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LG생활건강도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몬스터 에너지 드링크의 제로칼로리 제품을 연이어 선보였고, 지난달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가 칼로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탄산음료 ‘브랜드 콜라 제로’와 ‘브랜드 사이다 제로’를 내놨다. 인기 상승과 다양한 제품 출시 영향으로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2019년 452억 원에서 2020년 786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189억 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2년 만에 5배 가량 덩치가 커진 셈이다.

시장성이 확인되자 올해는 콜라와 사이다의 대체 상품으로 여겨지는 과일향 첨가 탄산음료가 제로 칼로리를 앞세워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4월에 롯데칠성음료가 칼로리를 덜어낸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3종을 출시하더니, ‘815콜라 제로’를 판매하는 웅진식품도 제로칼로리 과일맛 탄산 음료 ‘815피즈 제로’를 내놓으며 제로칼로리 과일향 음료 대열에 합류했다.

웰치소다를 팔고 있는 농심도 상큼한 과일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칼로리 제로 제품 ‘웰치제로 그레이프맛’과 ‘웰치제로 오렌지맛’을 출시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유어스제로 레몬에이드 △유어스제로 자몽블랙티 친환경 파우치 음료를 선보였다. 두 상품 역시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칼로리 음료다.

업계 관계자는 “소수의 특정 업체가 양분한 콜라와 사이다와 달리, 과일향 탄산 음료는 제품이 다양한 만큼 제로칼로리 신제품이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