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고가 아파트 강세 지속
서울 초고가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개발 기대감으로 집값이 뛴 용산구와 기존 집값 강세지역인 강남·서초·성동구 일대 고가 단지에선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약세를 면치 못하지만, 대형·고가 아파트는 예외인 셈이다. 1주택자 세제 완화 영향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집중 현상이 가속화 하면서 당분간 초고가 아파트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내 대표 단지인 ‘한남더힐’ 전용 240㎡형이 지난달 30일 110억 원에 실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한남더힐 600가구 가운데 12가구로만 구성된 펜트하우스다. 지난해 5월 77억5000만 원에 실거래된 이후 정확히 1년 새 32억5000만 원 뛰었다. 한남더힐은 지난달 16일에도 전용 233㎡형이 83억5000만 원에 손바뀜되면서 종전 최고가(59억5000만 원)를 갈아치웠다.
한남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얼마 전 비슷한 평형의 연립주택(라테라스 한남)이 100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번 거래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새 정부에서 용산 개발이 빨라져 집값이 더 뛸 거라는 전망에 수요는 많지만, 매물은 거의 없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가 아파트 수요는 강남지역에서도 끊이지 않는다. 강남구와 서초구 등 기존 고가 단지 밀집 지역은 물론,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성동구까지 집값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152㎡형은 지난달 19일 종전 최고가(지난해 12월·55억 원)보다 10억 원 오른 65억 원에 거래됐다.
이렇듯 올해 서울 내 초고가 아파트 몸값은 수직 상승 중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 꺾인 것과 대비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0.21%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용산구 아파트값은 지난달 0.97%, 서초구 0.74%, 강남구는 0.22% 오르는 등 서울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내 대형 평형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서울 대형 아파트(전용 135㎡ 초과)의 평균 매매가격은 27억1463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1억3439억 원 오른 수준이다. 강남지역 대형 아파트값은 지난달 기준 29억3931만 원으로 30억 원을 눈앞에 뒀다.
부동산 전문가는 초고가·대형 아파트와 같은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매년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되자 핵심지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한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가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되면서 서울 외곽지역이나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핵심지로 이동하는 수요도 계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권, 한강변, 우수학군 및 학원가 주변, 교통망 확충 예정지, 5년 이하 신축 등 장점을 보유한 주택 1채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며 “1주택자에 세제 혜택이 선별 집중되면서 당분간 시장 양극화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