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현지화된 플랫폼 출시할 것”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 조정 계속되고 있어
최근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나이키도 중국에서 러닝앱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날 중국에서 러닝앱인 ‘나이키런클럽(NRC)’과 운동앱인 ‘나이키트레이닝클럽(NTC)’의 운영을 7월 8일부터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두 앱에서는 나이키 제품 구매가 가능하고 이용자들이 함께 조깅하거나 운동하는 과정을 추적하고 서로 경쟁을 요청할 수 있다.
앱 중단의 이유는 “경영상의 이유”로 고지됐을 뿐 더 구체적으로 설명은 안내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정보보호법과 데이터보안법을 시행한 데 따른 여파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000만 위안(약 94억 원) 또는 기업 연수익의 최대 5%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데이터보안법은 소셜미디어 기업이나 전자상거래 기업의 플랫폼에서 몰래카메라 프로그램, 불법 촬영 영상 등이 유통될 경우 처벌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규제들은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키 러닝앱은 중국에서 8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나이키에 따르면 중국 이용자들은 자신의 운동 데이터를 추출해 소유할 수 있다.
나이키 대변인은 “향후 중국 고객들을 위해 ‘현지화한’ 플랫폼을 출시하겠다”며 “중국 내 디지털 플랫폼 업데이트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나이키의 주력 시장이다. 지난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나이키는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약 83억 달러(약 10조4273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과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의 판매 수익보다 큰 규모다.
나이키의 신발과 의류 제품의 약 5분의 1 정도가 중국에서 만들어질 정도로 중국은 나이키의 핵심 제조 허브이기도 하다.
나이키 이전에도 최근 몇 달간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 조정이 이어져왔다. 아마존은 지난주 중국에서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 기기 판매를 중단하고 킨들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 판매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용이 늘면서 이번 여름부터 중국 내 사업을 마친다고 알렸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여행 서비스는 계속 유지된다.
지난해 10월 링크트인은 어려워진 시스템 운영 환경과 규정 준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중국 현지 버전의 플랫폼 사업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