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파업 장기화 시 공기 지연 불가피”
김학노 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연합회 대표는 9일 “지난해 11월부터 공사비 증액 관련 공문을 네 차례에 걸쳐 발송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대로 계약 단가 조정에 불응하면 다음 달 11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할 것이다. 수도권 회원사가 시공한 종합건설사는 69개 사로 650여 곳에 달하는 건설현장이 멈춰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서경인 철콘연합회 측은 시공사들과의 협상 가능성을 남겨 두고자 한 달여 간의 여유 기간을 뒀다고 설명했다. 철콘업계는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을 이유로 20% 상당의 하도급 대금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철근뿐 아니라 시멘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연탄 가격이 폭등한 탓이다. 국내 시멘트사들의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75%에 달해 원가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주요 건설자재 수급이 일부 중단된 상황에서 철콘업계 셧다운까지 겹치면, 진행 중인 공사는 물론 계획된 착공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업계는 7일 시작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이틀간 총 3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고, 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시멘트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레미콘 공장은 멈춰 섰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시멘트 미출하분은 16만6340톤에 달한다. 출하하지 못하고 재고로 쌓인 시멘트가 생산공장에는 36만 톤, 전국 유통기지에 42만 톤이 저장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총파업 이틀간 308억 원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며 “파업 장기화로 시멘트가 계속 재고로 쌓인다면 대략 3일이 지나면 한계상황에 도달하게 된다”고 했다.
시멘트업계는 출하 중단과 쌓이는 재고로 문제에 직면했지만 반대로 레미콘업계는 시멘트를 받지 못해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전국 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를 받지 못해 저장된 시멘트 비축분만을 가지고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고 있다.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있던 재고도 소진돼 공장가동을 중단한 업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건설현장의 레미콘 타설이 늦어질 수 있다”며 “현재 대체 공정을 진행 중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