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 의제 불확실하고, 일본 과거사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 못 나눠"
핀란드 시작으로 14개국 정상회담 예정…원자력·에너지·반도체 등 경제협력
환영만찬과 동포간담회에 김건희 동행…스페인 왕궁 투어 등 金 단독일정도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9~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3국 정상회담은 4년 9개월 만이다. 한일 정상회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 등은 사실상 무산됐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26일 용산 대통령집무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일 정상회담은 29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세 분 정상 간의 회담으로 확정됐다”며 “3국 정상회담은 4년 9개월 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깊이 있는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촉박한 일정으로 30분 이상 회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별도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고, 아마 열릴 확률이 희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주, 뉴질랜드와 의제가 있을지 불확실하고 나토 회의 성격에 비춰 초청받은 국가끼리 아젠다 없이 만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서 안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회담 외에 14개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는 28일 오후 핀란드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나토 사무총장과의 면담한 뒤, 모든 참석국 정상이 자리하는 마드리드궁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왕비 주최 환영 갈라만찬에 김건희 여사와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29일에는 스페인 국왕과 면담을 하고 네덜란드·폴란드·덴마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에 관한 논의를 한다.
윤 대통령은 이어 본행사인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회의에 참석해 2006년 한·나토 관계 수립 이래 협력 현황을 짚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 지지 당부와 함께 복합적 국제 안보 위협 대응을 위한 적극적 역할 의지를 밝힌다.
각국 연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풀어사이드(약식) 회담’도 진행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상임위원장, 캐나다·루마니아 정상과 약식회담이 예정돼있다. 일본과는 이 또한 어려울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회의가 끝난 뒤에는 동포 간담회에 김 여사와 함께 참석한다. 동포 100명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며 재외동포 사회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격려한다.
윤 대통령은 30일 체코·영국과 각기 정상회담을 갖고 원자력협력을 포함한 경제협력 현안을 논의한다. 그 후 스페인 경제인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디지털, 청정에너지, 중남미 포함 제3국 협력 진출 등을 논의하고 한국 투자를 설명하는 ‘세일즈 외교’에도 나선다.
한편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동행 일정 외에도 스페인 왕궁 투어와 왕국 유리공장, 소피아 국립 미술관, 왕립 오페라 극장 등을 방문한다. 이외에 브런치 행사 등 현지에서 일정들이 추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