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몰려오는 금융권, 은행권 대출 상환 부실 우려 확산

입력 2022-07-03 09:53수정 2022-07-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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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속도 빨라지면서 대출 상환 리스크 우려 확산
삼성증권 금융·리츠팀 “스태그플레이션 부담, 비우량차주 더 커”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하반기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증권 금융·리츠팀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금융업의 입장에서 우려가 더욱 큰 이유는 경기 둔화와 더불어 금리 기조의 변화”라고 지적하며 하반기 금융사들의 리스크를 진단했다. 금융·리츠팀은 김재우·정민기·조아해 애널리스트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 고착화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가계는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했고, 기업은 회사채나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 및 영업활동을 영위해 왔다”며 “반대로 금리는 더 빠르게 오르고, 경기마저 둔화된다면, 여신과 투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금융사들에는 그 만큼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금리가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대출 건전성을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이미 7%대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환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0bp(1bp=0.01%포인트)’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한 번에 0.5%포인트(P) 오른다면 대출 금리 부담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

연구진은 “대출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이자비용 부담이 가파르게 늘어나면 이자 상환 여력이 약화된다”면서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대출 금액이 1억6400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이자비용은 197만 원, 월 16만 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사이 주담대 금리 상단이 2.1%포인트 상승한 것에 대한 계산 값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여신 총계는 1389조1809억 원으로 올해 1월보다 24조977억 원(1.77%) 늘었다. 특히 대기업 여신이 같은 기간 84조3232억 원에서 91조9244억 원 늘어나 9.01% 증가율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소호대출 포함) 대출 증가율 3.95%(559조7387억 원→581조8307억 원)보다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금리 급등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를 위축시키며 주택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증권 보고서)

은행으로서는 중소기업 대출도 부담이다. 과거와 달리 자영업자 대출이 코로나 19로 급격히 늘어나 리스크가 높아진 점을 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간 내수 경기 호조에 따른 우량 대출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어려운 시기를 견디기 위한 대출의 성격이 더 컸던 만큼, 연이어 내수 경기 하강이 맞물리면 리스크가 더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공적 기능 강화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스태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차주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은행의 공적 기능 강화에 대한 요구 또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스태그플레이션 하에서 경제적인 부담은 우량차주보다는 비우량차주에게 더 크게 나타나는 만큼, 상대적으로 우량 금융기관인 은행이 이들 차주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공적 기능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은행 입장에서 순이자마진(NIM)에는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시스템 리스크 완화와 대손비용률 관리라는 반대 급부가 발생하는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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