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안팎’ 중국 연간 목표치에 한참 모자라
제로 코로나 정책 따른 도시 봉쇄 여파
7월 정치국 회의 앞두고 리커창 목소리 키워
블룸버그가 주요 이코노미스트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중국의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이에 수십 개 도시가 봉쇄되면서 경제활동에 타격을 준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컨설팅 기업 로디움그룹의 로건 라이트 중국 애널리스트는 “2분기 GDP 성장률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그럴듯한 이야기는 여기 없다”며 “가계 소비 위축은 소매판매 지표와 일선 현장 모두에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고, 부동산 부문도 여전히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래리 후 맥쿼리그룹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성장률이 제로(0)% 또는 마이너스로 떨어지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물 운송부터 여행 수요, 주택판매, 소매판매 등을 나타내는 지표들의 부진은 중국 경제가 위축됐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부연 설명했다.
투자정보 제공업체 TS롬바드에 따르면 중국의 교통량은 2분기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기준 트럭 교통량은 전년보다 19.1%, 승용차는 5.0%, 국내선 항공은 22.5% 각각 줄었다. 무엇보다 GDP 성장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트럭 화물 운송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 지난달 발표된 5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중국 경제가 아직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중국 소매판매의 약 10%를 차지하는 신차 구입이 2분기 10%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부동산정보공사에 따르면 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도 여전하다.
이 같은 이유로 연간 GDP 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했던 시 주석의 포부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나고 당국이 봉쇄조치를 재차 강화하면서 경제와 방역 모두에서 우려를 낳는다.
이런 가운데 리커창 총리는 지난 몇 달간 공산당 전면에 서서 경제 활성화를 촉구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는 방역에 집중하는 시 주석과 달리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간 인플레이션과 기업 활성화 등 거시경제를 주로 언급했던 것과 달리 전날엔 지식재산권 침해 해소와 위조품 근절,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조성 등을 강조하며 그간 중국에서 문제 됐던 세밀한 부분들까지 직접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리 총리의 행보에 주목하는 시선도 많아졌다.
블룸버그는 “성장 둔화는 당국자들에게 하반기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7월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