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세입자가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나갔습니다

입력 2022-07-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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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오피스텔 하나를 월세로 내놓고 노후 생활비를 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계약이 만료돼 새로운 세입자를 받기 전 집을 보러 갔더니 쑥대밭이 돼 있더군요. 뜯어진 벽지에다 떨어져 나간 방문 손잡이, 얼룩진 바닥까지…. 전 세입자에게 수리비를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연락했더니 기분 나쁘다며 연락하지 말라고 합니다.

Q. 제멋대로 집을 쓰고 훼손한 전 세입자, 수리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

A. 계약에서 어떻게 정했는지가 중요한데요. 대부분 임대차계약서를 보면 임대차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임대목적물을 반환할 것을 규정하고 있을 것입니다. 임차인은 원상 회복약정에 따라 뜯어진 벽지, 떨어져 나간 방문 손잡이, 얼룩진 바닥을 원래 상태대로 해서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는 것이죠. (이하 김민건 법무법인 우면 변호사)

Q. 전 세입자는 이미 집을 떠난 상태로 수리비를 내지 않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임차인이 자발적으로 수리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수리비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수리비가 변호사 보수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몇백만 원을 받고자 소송까지 제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를 대비해 있는 것이 보증금인데요. 보증금 중 예상되는 수리비를 제외하고 돈을 돌려주게 되면 임대인으로서는 훨씬 수월하게 처리가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임차인이 자신이 수리비 부담하는 것을 거부하며 소송을 걸어올 수도 있겠습니다만, 임차인한테도 마찬가지로 소송을 거는 선택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게티이미지뱅크)

Q. 전 세입자와 계약하기 전 집 상태는 깔끔했습니다. 공인중개사도 이 점을 확인했고요. 하지만 전 세입자는 벽지와 바닥 얼룩 등이 원래부터 지저분했다고 주장합니다.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승산이 있을까요?

A. 임대차계약을 할 때,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교부했을텐데요. 임대 당시 집이 깔끔했다면 아마 벽면, 도배 등의 상태가 좋다고 표시돼 있을 것입니다. 이를 증거로 활용하면 좋고요. 당시에 임차인하고 주고받았던 문자 등으로 임차인이 집 상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정황증거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전세나 월세를 내주기 전 집 주인이 염두에 둬야 할 사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앞서 살펴봤듯 과거 집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소송하게 될 경우 판사님이 실제 사실과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 입장에서는 "입주하시고 2주일 이내로 문제 있는 부분은 모두 표시해서 보내주세요"라고 얘기를 해놓는 것이 좋은데요. 임대인의 요청에도 임차인이 2주일 이내에 문제가 있다고 점검해서 보내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임대차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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