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폭염으로 라인강 수위 낮아져 운송 중단
프랑스, 하천 수온 상승에 원전 가동 제한
7월 유로존 PMI, 25개월래 최저치...3분기 전망 악화
현재 유럽에선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가 공급망과 에너지 공급 등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독일에선 화학 물품과 석탄, 곡물 등을 운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오던 라인강의 수위가 폭염으로 지나치게 낮아졌고, 이에 수상 운송이 중단되면서 공급망 문제가 심화한 상태다. 독일 연방 수문연구소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 서부에 있는 카우브 수문의 물 흐름은 평균의 45%에 그치고 있으며 수위는 8월 말까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이체방크의 에릭 헤이만 애널리스트는 “이는 공급망에 대한 또 다른 방해이자 전력 공급에 대한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는 “물 부족 상태가 한 달 간 지속하면 독일 산업생산이 약 1%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에선 하천의 수온 상승으로 인해 원전의 냉각수 방류가 제한되면서 에너지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70년 만의 가뭄에 콩에서 치즈에 이르기까지 농가의 작물 생산이 큰 차질을 빚는 실정이다.
그 결과 유럽연합(EU)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가 현지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경제 발전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7월과 9월 사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을과 겨울 유럽 경제는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이탈리아 에너지 인프라 업체 스냄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마르코 알베라는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줄이지 않더라도 시장은 매우 타이트하다”며 “가정과 기업의 올여름 높은 전력 수요로 인해 겨울을 대비해 보존해야 할 공급분이 잠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공개된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당장 이 같은 우려를 심화하고 있다. 7월 유로존 PMI는 49.6을 기록해 지난달(52.1)과 시장 기대치(51.0)를 모두 밑돌고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PMI는 7월 기업 활동이 후퇴하고 향후 지표가 앞으로 몇 달 간 더 나빠질 것임을 시사했다”며 “3분기 유로존 경제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주문의 급감과 기존 업무량의 감소, 어두워진 비즈니스 기대감 등 여름철을 맞아 상황이 더 암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