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변호사 우영우와 달리, 발달장애인은 전문직은 커녕 지속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실제, 2021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이상 발달장애인 고용의 질은 높지 않다. 조립, 포장 등 단순 제조업무가 37.2%, 청소나 서빙 등 반복적인 업무가 36.6%로 압도적 다수다. 음악, 미술 등 창작 활동 종사자는 1139명으로 극소수에 불과했다.
장 작가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술을 전공해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장 작가의 개인 역량 덕분에 딸 정은혜 씨의 그림 활동을 지원할 수 있었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장애인 일자리’를 소재로 삽화 작업을 의뢰받는 등 소기의 성과도 있었지만 “모두 일회성으로 끝날 뿐 작가에 대한 서포트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제공을 위한 국가의 체계적인 지원은 태부족하다는 말이다.
장 작가와 달리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생업에 종사하느라 시간이 부족하고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부모라면 상황은 더욱 어렵다.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 자녀는 이렇다 할 일자리 없이 종일 집에 머물며 혼잣말이나 이상행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방치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때문에 장 작가는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로 넘기지 말고 국가 차원에서 발달장애인이 사회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내달라”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을 보는 일반인들의 인식개선부터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 부장은 “발달장애는 지적장애와 자폐 스펙트럼 두 가지로 구분된다. 우영우의 경우 지적장애는 없고 자폐 스펙트럼만 있는 인물”이라며 “지적장애만 있든 자폐 스펙트럼만 있든 우리는 발달장애인을 보면 나보다 못한 사람, 쓸모없는 사람,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이라는 존재는 우리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도와주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발달장애인은 몸은 어른인데 아이 취급하는 게 너무 노골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우영우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 상사가 우영우를 대하는 거랑 다른 변호사들을 대하는 게 다르다. 아주 사소하지만 우리가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