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아파트도 감정가 이하로…서울 아파트값 하락에 경매 찬바람

입력 2022-08-15 16:00수정 2022-08-1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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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전용면적 99㎡형 최종 낙찰
감정가보다 3.1억 낮은 27.2억원
낙찰가율 한 달 만에 110→97%
아파트 낙찰율은 13년 만에 최저
"대출 규제·기준금리 인상 영향"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아파트값 하락의 골이 깊어지면서 아파트 경매시장을 찾는 발길도 끊겼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등 핵심지 내 아파트도 감정가 이하로 거래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매매시장 전망을 엿볼 수 있는 경매시장 침체가 지속하는 만큼 당분간 집값 내림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부동산 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8일 서울 동부지법 경매4계에서 진행된 송파구 잠실동 A아파트 전용면적 99㎡형 최종 낙찰가는 27억2000만 원이다. 이는 감정가 30억3000만 원보다 3억1000만 원 낮은 금액에 낙찰된 것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90%에 그쳤다. 같은 평형 최근 실거래가는 4월 거래된 32억 원으로, 현재 호가는 33억~34억 원 수준이다. 이 단지는 송파구 내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지만, 최근 아파트값 약세에 결국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낙찰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19일 서울 남부지법 경매1계에서 열린 영등포구 여의도동 G주상복합 전용 165㎡형 경매에선 감정가 29억 원보다 낮은 24억3310만 원에 낙찰됐다. 최종 낙찰가율은 84%다. 같은 평형의 현재 호가는 최고 30억 원 수준이지만, 시세보다 6억 원가량 저렴하게 낙찰받은 것이다.

서울 내 중저가 단지도 경매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9일 서울 중앙지법 경매3계에서 진행된 관악구 신림동 G아파트 전용 115㎡형 경매 결과, 해당 물건은 7억1666만 원에 낙찰돼 최종 낙찰가율 81% 수준에 머물렀다. 북부지법 경매2계에서 열린 동대문구 장안동 H아파트 전용 95㎡형 경매 결과도 최종 낙찰가율 89%(8억5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렇듯 올여름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한겨울을 맞았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6.6%로 집계됐다. 5월 96.8%에서 6월 110.0%로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96%대로 주저앉았다.

경매시장 활성화 정도를 알 수 있는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6.6%로 6월 56.1% 대비 약 30%포인트(p)가량 하락했다. 이는 2008년 12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평균 경매 응찰 인원 역시 6월 3.6명보다 줄어든 3.0명으로 집계돼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지속된 대출 규제와 지난달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 매매시장 위축이 경매지표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 선행지표인 경매 낙찰가율 약세가 계속되는 데다 아파트 매수 심리마저 급락하는 만큼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 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8일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4로 지난주 84.6보다 0.2p 떨어졌다. 5월 9일 이후 13주 연속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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