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입찰엔 삼성물산만 참여
10월 29일 총회 통해 최종 선정
서울시 1호 공공재개발 사업지인 흑석2구역 수주전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전망이다.
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이날 마감된 서울 동작구 흑석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 2차 입찰에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앞서 6월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 대형 건설사가 대거 모습을 드러내며 수주 격전을 예고했으나 끝내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다자간 대결 구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진식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경쟁이 안 붙으니 아쉬워하는 조합원도 있지만, 수주 의지를 보였던 건설사 중 삼성물산이 가장 적극적이었던 만큼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향후 주민대표회의를 통해 총회상정업체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조합은 이달 17일 1차 현장설명회, 10월 15일 2차 현장설명회, 29일 시공사 선정 총회 찬반 투표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택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이 과반 투표 미달로 부결될 경우 사업을 재공고할 수도 있다.
흑석2구역은 동작구 흑석동 99-3일대에 4만5229㎡ 규모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시행을 맡았다. SH공사는 재개발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세울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5700억 원 규모다.
도심 접근성이 좋고 한강 조망권도 확보할 수 있어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흑석2구역은 흑석뉴타운 9개 구역 중 서울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가깝고 중앙대병원 등이 인접해 생활인프라 이용이 편리하다.
개발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 구역은 2009년 3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이후 줄곧 표류해왔다. 사업이 지연되자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에서는 공공재개발 사업 신청을 했는데 지난해 1월 1차 후보지에 오르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공급모델이다. 용적률 상향, 인허가 간소화, 분양가 상한제 제외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사업성을 높이고 기존보다 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삼성물산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톡톡 래미안’ 채널과 지하철역 옥외 광고 등 홍보 활동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업계 최고의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무기다. 신용도가 낮으면 추가 금융조달 과정에서 조합원 부담이 늘어나거나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일부 주민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27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재개발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헌법상 기본권인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공공재개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A 공인 관계자는 “주민 동의율이 67%에 달하는 데다, SH공사가 사업을 맡은 만큼 인허가 절차 토지 수용 작업과 인허가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