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국가책임제'…여야는 '돌봄 굴레'를 벗길 수 있을까

입력 2022-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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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장애인 국가책임제' 22대 입법과제 선정
"종합대책마련 위해 상임위별 논의보다 '특위' 필요"
거대 야당 의지에도 '특위' 논의는 표류 중
제도 개선한 약속한 尹…與 대승적 참여해야

▲4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 인수위원회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열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촉구 단식농성 선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정치권을 향해 '장애인 국가책임제' 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이 정기 국회 주요 과제로 선정한 만큼, 관련 제도 도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 국가책임제(가칭)'를 이번 정기국회 '22대 민생입법 과제'로 선정했다. 관련 법안은 △장애인 평생교육법 △장애인특수교육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 및 장애인 복지법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 △공간정보 구축 및 관리법 등이며 복지위·교육위·국토위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장애인 지원에 있어서 '국가책임' 성격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 운영비를 국가지원으로 의무화하고, 장애학생 지원센터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또 특수교육 대상자도 조기발견 시스템도 구축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장애인권리보장 책무도 규정했다.

이번 국회 회기 내 입법 성과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의원총회에서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겨온 장애인 돌봄을 정부가 지원하고 관리하는 국가책임제를 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의총 후 브리핑에서 "우선 입법과제로 많은 노력 기울일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민생우선실천단을 꾸려 '장애인 국가책임제' 논의를 이어왔다.

다만, 상임위별 논의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공론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 지원에 관한 사항에 일차적 책임을 갖고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한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주거지원, 일자리지원, 평생교육지원, 여가문화 및 정보접근지원, 후견지원 등 각각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이 담당한다.

이에 부처별, 상임위별 칸막이를 없애고 국회 차원 특위를 마련하자는 대안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발달장애 참사대책 특위' 구성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계류 중이다. 지난 7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여야 의원 176명이 이름을 올렸다. 2020년 21대 국회가 개원한 뒤 가장 많은 의원이 참여한 결의안이다.

아직 진전은 없는 상태다.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도 특위 논의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당대표의 검찰 소환에 맞서 윤석열 대통령 고발과 '김건희 특검법' 맞불 카드를 꺼내면서 여야 정국은 경색되고 있다. 각종 수사가 본격화한다면 특위 논의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간 대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장애인 지원 정책 마련을 약속한 만큼, 입법으로 힘을 실어주는 집권 여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발달장애인 생활실태 전수조사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100일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발달장애인 돌봄시설을 찾아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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