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절반 수준, 미국과 유럽의 두 배
인력난·공장 노동 기피 현상에 로봇서 돌파구 모색
“현재 100만 대 로봇, 2030년 420만 대로”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로봇연맹(IFR)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으로의 산업용 로봇 출하량이 24만3000대를 넘기면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출하량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로, 미국과 유럽 전 지역에 있는 공장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것이다. 중국 공장들이 산업용 로봇을 20만 대 넘게 들인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과거만 해도 중국은 세계 2대 경제 대국이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게 산업용 로봇 보급에서는 미국이나 한국, 일본, 독일 등 제조 강국에 뒤떨어졌다. 하지만 중국의 값싼 노동력 공급이 인구절벽에 부딪혀 줄어들고 그만큼 임금은 상승하면서 중국 내부에서 생산 자동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실제로 유엔은 7월 인구 전망 보고서에서 이르면 내년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제일의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양국 인구는 14억 명을 넘지만, 2050년 인도 인구가 16억 명까지 늘어나는 동안 중국 인구는 13억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 노동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64세 인구는 이미 정점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으며 인구 고령화와 낮은 출생률로 인해 2030년 이후부터 급격한 인구절벽이 있을 것으로 유엔은 예측했다.
이는 이미 수치를 통해서도 확인이 된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시간당 생산량은 주요 7개국(G7) 대비 4분의 1 수준이었고 미국과 비교하면 5분의 1에 그쳤다. 또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9% 속도로 증가하던 생산성은 이후 10년간 매년 7.4% 증가했다.
게다가 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위해 공장 노동을 기피하면서 문제는 심화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부문 노동자 수는 사상 최고치였던 2012년 1억6900만 명에서 지난해 1억4700만 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 부문 노동자 수는 32% 증가하면서 지난해 3억6500만 명을 기록했다.
일련의 이유로 업계는 중국 내 공장 자동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중국 국영 중장비 제조업체인 XCMG의 류후이 스마트 제조 매니저는 “자동화 이전엔 11명이 10시간 동안 2교대로 작업해 약 1만 개의 부품을 분류해야 했지만, 이젠 로봇을 감독하는 작업자 2명이 교대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자 수는 자동화 이전보다 56% 감소했지만, 하루 생산성은 50% 증가했다”며 “대신 과거엔 용접공이 용접 기술만 알면 됐지만, 이제는 자동화 기술과 지능형 장비 작동법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산 자동화는 앞으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번스타인의 제이 황 애널리스트는 “중국 생산라인에 투입된 산업용 로봇이 현재 약 100만 대에서 2030년에 최대 42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