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무실도…연 5600만원 지불해
한전이 설립비·운영비 64% 부담하는 중
박수영 "무의미한 혈세 낭비 중단해야"
졸속 추진 논란에 휩싸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학생들이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를 기숙사로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위해서만 매년 20억여 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연구동과 교육시설까지 더하면 총 32억여 원의 연간 임대료를 내는 중이다. 가뜩이나 적자 위기에 빠진 한전이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2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한전공대의 임대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학생들은 부영주택 소유의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를 기숙사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 연간 임대료 19억 5000만 원을 지급하는 중이다.
심지어 기숙사는 학교와 공사장을 지나 20분을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갈수 있다. 앞서 한전공대는 무리하게 추진해 '졸속 개교'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기숙사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보는 상태다.
한전공대는 기숙사 외에도 연구·교육시설 2곳, 사무실 3곳 등 총 6곳을 임대해 연간 31억 1700만 원의 비용을 내는 중이다. 2025년까지 순서대로 완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124억 6800만 원의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서울에 있는 사무실 2곳에도 연간 5600만 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한전공대는 현재 강의동과 도서관, 기숙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통상 대학 설립을 위해 최소 6년이 걸리는데, 한전공대는 약 12만 평에 달하는 규모의 부지에 4층 건물 하나만 지어놓고 개교했다.
문제는 상반기에만 14조 3000억여 원의 적자를 본 한전이 설립비와 운영비 64%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36%는 한전 자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한전은 올해까지 946억 원을 부담했고, 내년에는 한전공대를 위해 1320억 원을 출연해야 한다. 2031년까지 총 1조 6112억 원이 출연한다는 것이 박수영 의원실의 주장이다.
이에 박 의원은 "졸속 개교한 탓에 국민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며 "학생 수 급감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한 와중에 무의미한 혈세 낭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적자를 보면서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한전이 한전공대까지 책임져야 하나"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