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손정의 ARM 회동…한종희 “복합 위기 상황…M&A 활성화돼야”

입력 2022-10-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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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초사옥서 만나, 구체적인 투자 논의 없었던 듯
대형 M&A '뉴삼성' 유효한 카드…OLED 도입 열려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 (연합뉴스, AP/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손 회장과 회동했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측 최고경영진과 손 회장 일행으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가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반도체 분야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삼성전자와 펀드 손실 회복 등 이유로 자회사인 ARM 매각이나 전략적 투자 유치가 필요한 소프트뱅크의 오너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주간의 해외 출장 귀국길에 “아마 다음 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께서 서울로 올 때 (ARM 투자와 관련해) 제안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었다. 손 회장도 “삼성과 ARM의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고 밝힌 후 약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1일 방한했다.

다만 이날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중장기적인 협력 관계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뿐 M&A나 지분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ARM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5%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소유다.

ARM은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개발·판매하는 시스템반도체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핵심 기술들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자산(IP) 세계 1위 기업이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리며 현재 판매되는 AP의 90% 이상이 ARM 설계 기반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ARM 공동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하거나 기업공개(IPO) 시 소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메모리와 더불어 비메모리 분야에서 모두 글로벌 톱을 꿈꾸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독 인수지만 독과점 이슈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RM을 최대 400억 달러(약 50조 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각국 규제심사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현재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ARM 지분 인수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전략적투자자로서 공동 인수하거나 ARM이 미국이나 영국 증시 상장 시 소수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ARM에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회동에서 이 부회장과 손 회장 사이에 전략적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지만 대형 M&A는 여전히 ‘뉴삼성’을 완성할 중요한 디딤돌이다.

이날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2(한국전자전) 개막식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현재를 복합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혁신기술을 도입해 수요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개막식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대규모 M&A 계획에 대해 “보안 사항이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면서도 “M&A가 활성화돼야 서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W(화이트)-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도입설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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