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 포함해 2027년 문화명소로 본 개장
7일 개방 기념 음악회 ‘가을달빛송현’ 개최
10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볼 수 없었던 금단의 땅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녹지광장으로 변신해 7일부터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녹지광장으로 돌아온 송현동 부지는 약 2년간 임시 개방하며, 이후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서 2027년 문화관광명소로 재탄생한다.
6일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3만7117㎡)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단장을 마치고 일반 시민에게 임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의 높은 담장으로 가로막혔던 미개발지로 수년째 방치된 나대지(裸垈地)였다. 일제강점기 식산은행 사택, 해방 후 미군 숙소 등이 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새로 단장한 열린송현녹지광장은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이 1.2m의 돌담으로 낮아져 율곡로, 감고당길, 종친부길에서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 돌담 안으로 들어가면 광장 중앙에 1만㎡의 중앙잔디관장이 펼쳐진다. 광장 주변에는 코스모스, 백일홍 같은 야생화길이 조성됐다.
송현동 부지가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로 난 보행로를 통해 연결된다. 광장을 가로지르며 걷다 보면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로 자연스레 이어지게 된다.
시는 열린송현녹지광장을 2024년 12월까지 약 2년간 임시개방해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5~10월 ‘서울건축비엔날레’가 열리며,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내년에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2025년부터는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품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송현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특히 송현동 부지를 대한민국의 문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문화관광명소로 육성한다는 취지다. 이에 시는 내년 상반기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통합 공간계획안을 마련해 2027년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임시 개방을 기념하기 위해 개장식과 음악회를 겸한 ‘가을달빛송현’ 행사가 7일 열린다. 이 자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 약 3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다. 무대 앞에는 50여 개의 빈백과 돗자리도 대여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