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보험업 진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의 성패 여부는 네트워크 효과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16일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을 통한 네트워크 효과와 레버리지 문제'를 주제로 한 리포트에서 "보험업의 성격상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많지는 않다"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빅테크 성장의 배경에 네트워크 효과가 주효했지만, 보험업이 네트워크 효과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효과는 수요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라 할 수 있다. 기업이 제공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모든 참여 고객의 효용이 늘어난다.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에 도달하면 기업의 의지와 상관없이 크기가 커지는 특징을 갖게 되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이 광고와 같은 수단을 통해 보험 소비자가 선호하는 보험산업 외부 상품을 플랫폼에 추가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나 상품의 수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네트워크 효과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서는 빅테크가 다른 시장에 진입하면서 생기는 '레버리지'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레버리지 문제는 기업들이 어떤 한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다른 시장에 행사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시장 지배력을 더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최근엔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아니라 많은 소비자가 사용함으로써 생긴 네트워크 효과로 시장 지배력을 다른 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학계에선 온라인 플랫폼이 중개자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상품을 차별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인 '자기 사업 우대 행위'가 공정한 행위인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시장에 진입 장벽이 생기면 장기적으론 경쟁이 저하되면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수 있기에 시장 경쟁·소비자 효용 등의 문제를 지켜봐야 한다"며 "정책당국은 개인정보 침해 등 개인의 자유와 권리, 정치·사회 질서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 다각도에서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