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달러 목표 달성 ‘청신호’
국제유가 안정, 중동 발주 늘어
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수주액이 양질의 수주를 기반으로 반등하고 있다. 고유가 기조 지속에 각국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목표 금액인 300억 달러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도 해외건설시장 진출 활성화 전략을 논의하는 등 해외수주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중남미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을 마련해 우리 기업의 수주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242억8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수주액(181억3565만 달러)보다 33.4% 늘어난 금액이다. 수주 건수도 4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5건)보다 22.0% 증가했다.
해외 수주액은 상반기만 하더라도 120억3972만 달러에 그쳐 작년 동기(147억4676만 달러) 대비 18.3% 감소한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후 7월 174억568만 달러, 8월 182억9653만 달러, 9월 224억1905만 달러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눈에 띄는 것은 중동 지역의 증가세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 수주 규모는 3월 3억2068만 달러로 작년 동기 실적(33억8994만 달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사실상 중동 지역의 수주 가뭄이 전체 시장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유가로 ‘제2의 중동 붐’이 일면서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1월에 배럴당 83.5달러에서 5월에는 113.3달러를 돌파한 뒤 안정세에 접어들어 현재 92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오일머니를 확보한 중동 국가들은 발주를 늘리고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총리(당시 부왕세자)는 미래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신도시 계획인 ‘네옴(Neom)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인프라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내달 초 원희룡 장관이 직접 단장을 맡아 건설사, 모빌리티, IT 관계자들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건설사에서는 10대 대형사를 비롯해 중견·중소사가 동행한다.
지영구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중동 지역은 세계 경제와 산유국의 정치 상황, 국제유가, 환율 및 금융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사업관리를 철저히 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기업별로 특화된 공종 및 국가 등 주력 시장 공략에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 이라크 등 전후 재건사업과 아세안 국가 중심의 기회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