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 현재 구조 정립…업계 “추가 캐피탈콜-채권 매입 서둘러야”
14년이 흐른 현재 김주현 금정국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이주형 총괄서기관은 금정국장으로 다시 만났다. 금융위는 24일 채안펀드를 재가동했다.
바로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결정됐다. 코로나19 확산 때 조성했던 3조 원 가운데 당시 채권 매입 후 남은 1조6000억 원으로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3조 원에 해당하는 채안펀드 주관은 IBK자산운용이 한다. 종목별 하위 운용사로는 은행채(NH아문디·유진자산), 여전채(KB자산·하나UBS), 회사채(삼성자산·한국투자신탁), CP·전단채(멀티에셋자산·신한BNP자산) 등으로 구성됐다.
채권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채안펀드 가동 계획을 발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그러나 규모에 대해서는 여전히 턱없이 작다고 지적한다. 강경태·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즉시 투입하는 가용재원이 적고, 매입대상 증권의 등급 기준이 높기 때문에 실질적인 매입 효과는 작다”고 분석했다. 채안펀드 가동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채안펀드는 큰 실익이 없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 한국은행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채권,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시장 불황 속에서 자금난 해소 방안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이달 23일부터 12월 말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모두 포함한 회사채 만기 규모는 117조5975억 원(금융투자협회 수치)이다. 올해 6월말 기준 기업들이 은행권에서만 빌린 자금(기업 여신) 규모는 1520조2755억8100만 원(한국은행 수치)이다. 1년 전(2021년 6월 말, 1340조2956억1000만 원)과 비교했을 때 13.4% 증가한 수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가 캐피탈콜을 거쳐 채권을 매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채안펀드가 정책효과를 발휘하려면 조금 더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