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위기고조에…新 경제전쟁 전략, 어떻게 짜야 하나

입력 2022-10-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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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9월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미국발 고강도 긴축에 겹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기 체제가 막을 올리면서 한·중·일 금융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레고랜드의 디폴트 선언으로 국내 채권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는 가운데 24일 원·달러 환율은 또다시 장중 1400원을 돌파하며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지속되는 강달러 앞에서 엔화와 위안화 역시 흔들리며 불안감을 키우는 중이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3% 오른 7.2731위안을 기록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중·일 3국에서 통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아시아 금융위기 우려가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도 일본계 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발생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라며 “연준의 긴축이 조기 해소되지 않고, 일본의 통화정책 흐름이 지금과 같은 제로금리에서 바뀌지 않는다면 150엔 흐름을 열어둬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이날 장 초반 엔·달러 환율은 149엔까지 치솟았다 10분 만에 145엔까지 하락했다.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이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후 엔화는 장중 다시 상승세로 반전해 오후 4시 30분 기준 149.17엔에 거래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우리나라 원화보다도 엔화 약세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환율이 높을수록 수출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수출 경쟁력도 악화하고 있어 대외 건전성이 해결되는 방법밖에는 없다”라고 했다.

하나증권은 ‘1인 체제’가 더욱 뚜렷해진 시진핑 3기 이후 아시아 3국 통화 중 비교적 강세를 ‘강세’를 보여온 위안화의 약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김경환 하나증권 파트장은 “위안화는 9월 이후 약세 속에서도 타 통화 대비 상대적 강세였다”라며 “이번 당 대회에서 단기적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나 민간경제 부진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표면적으로도 인사배치가 과하다는 시각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위안화가 아시아 통화에서 비교적 방어 역할을 해왔으나, 오늘처럼 외국인의 중국 시장 이탈이나 약세가 이어지면 앞으로도 엔화나 원화 방어에 도움이 못 될 것”이라며 “이번 당대회도 전체적으로 정책 기대가 약화하면서 펀디멘탈이나 체제리스크가 부각됐고, 약세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는 경제 상황이 안 좋으니까, 내수를 부양해서 통화정책도 지금처럼 완화적으로 운영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위안화 강세를 전환할만한 요소는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나 정책 당국의 판단에 달려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서 교수도 “지금 금리 인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인민회의에서는 LPR을 동결한 상황이고, 위안화 평가절하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시 주석의 정책들이 계속 유지된다면, 지금보다 위안화가 상승할 개연성이 없으므로, 앞으로도 위안화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시아 3개국 통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수출 부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중 수출이나 대외 경기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 파트장은 “내년 1분기부터 중국의 재고조정이 조금 마무리되면, 대중 적자가 다소 축소될 것”이라며 “원화는 주요 수출국들에 다 수동적이지만, 중국에 대해 특히 심하다. 원화 입장에서는 수입만 놓고 보면 내년 1분기 정도에 중국이 원화 약세를 방어해주는 쪽으로 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 1분기 전까지는 외국인들이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때마다 국내 시장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중국의 재고조정이 빠르게 마무리되는 대중수출주들은 반도체, 화학이 중국 악재가 진정되는 섹터로 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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