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너무 매파적”…글로벌 시장 패닉, 속도 조절보다 최종금리에 초점

입력 2022-11-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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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3%대 급락하는 등 3대지수 약세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 4% 재돌파…달러도 강세
전문가들 “악마와의 거래, 금리 더 오른다”
엘리엇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가능성”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일(현지시간) 트레이더가 고민에 잠겨있다. 뉴욕(미국)/신화뉴시스
글로벌 시장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시사보다 최종금리 상향 가능성에 더 큰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 발언이 전반적으로 너무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충격에 일제히 내렸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55%, 2.50%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35% 급락했다. 메타와 애플 등 대형 빅테크 종목이 모여 있는 FANG플러스(+)지수는 3.6% 하락하며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4%를 다시 돌파했고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07%포인트(p) 상승한 4.613%에 거래됐다.

외환시장에선 최근 잠시 주춤했던 달러가 강세를 회복했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장 초반 상승하다 파월 의장의 발언 후 0.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한때 110선까지 내렸다가 파월 의장 발언 후 112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이르면 12월 FOMC에서 긴축 속도를 늦출 뜻을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최종금리가 이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더 집중했다.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의 스티브 치아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방송에 “이건 악마와의 거래”라며 “금리 인상 폭은 줄어들겠지만, 최종금리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생겼다”며 “이건 비둘기파적인 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서한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을 “더 천천히, 더 오래”로 요약하면서 “연준은 다음 인상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열었지만, 긴축 환경은 풀어주지 않았다”고 평했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의 잭 매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며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갈 길이 멀고 금리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상황을 더 심각하게 진단했다. 엘리엇은 고객 서한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 세계는 ‘하이퍼 인플레이션(통제불능 상태인 물가 상승)’의 길을 가고 있고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투자자들은 석유파동과 닷컴붕괴, 금융위기 등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걸 겪어봤다’고 가정해선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세계적인 사회 붕괴와 내전, 국제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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