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미국 국채 금리 4% 재돌파…달러도 강세
전문가들 “악마와의 거래, 금리 더 오른다”
엘리엇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가능성”
이날 미국증시 3대 지수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충격에 일제히 내렸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55%, 2.50%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35% 급락했다. 메타와 애플 등 대형 빅테크 종목이 모여 있는 FANG플러스(+)지수는 3.6% 하락하며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4%를 다시 돌파했고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07%포인트(p) 상승한 4.613%에 거래됐다.
외환시장에선 최근 잠시 주춤했던 달러가 강세를 회복했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장 초반 상승하다 파월 의장의 발언 후 0.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한때 110선까지 내렸다가 파월 의장 발언 후 112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이르면 12월 FOMC에서 긴축 속도를 늦출 뜻을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최종금리가 이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더 집중했다.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의 스티브 치아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방송에 “이건 악마와의 거래”라며 “금리 인상 폭은 줄어들겠지만, 최종금리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생겼다”며 “이건 비둘기파적인 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 서한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을 “더 천천히, 더 오래”로 요약하면서 “연준은 다음 인상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을 열었지만, 긴축 환경은 풀어주지 않았다”고 평했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의 잭 매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며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갈 길이 멀고 금리도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상황을 더 심각하게 진단했다. 엘리엇은 고객 서한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 세계는 ‘하이퍼 인플레이션(통제불능 상태인 물가 상승)’의 길을 가고 있고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투자자들은 석유파동과 닷컴붕괴, 금융위기 등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걸 겪어봤다’고 가정해선 안 될 것”이라며 “이번 위기는 세계적인 사회 붕괴와 내전, 국제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