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10월 기준 첫 감소…입주물량 지속에 주담대는 증가
직접자금조달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회사채순발행이 역대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은행대출과 단기시장인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등으로 몰리며 각각 역대최고를 경신했다.
고금리와 각종 규제로 인해 개인들 역시 정기예금으로 쏠렸고, 대출은 줄였다. 다만, 계획된 아파트 입주물량 등이 있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회사채순발행 규모는 3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속보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13조7000억원 늘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며, 2020년 5월 16조원 증가 이후 최고치다. 또,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급전을 조달하면서 CP·단기사채 순발행 역시 3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2008년 10월 3조9000억원 증가 이래 최고치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직접금융시장이 위축되면서 회사채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보다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며 “이에 따라 은행대출로 몰렸다. CP도 대체조달원으로 작용하면서 민간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금리가 높더라도 발행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은행 가계대출 역시 6000억원 감소해 두달연속 줄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는 통계집계 이래 첫 감소다. 대출금리 상승과 차주단위 DSR 3단계 적용 등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기타대출(-1조9000억원)을 중심으로 줄었다.
반면, 주담대는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9월엔 9000억원에 그친 바 있다. 이는 입주 및 분양물량이 지속되면서 이미 계획된 집단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10월 기준 전국아파트 입주 및 분양예정물량은 각각 2만6000호와 4만호에 달했다. 특히 분양예정물량은 올 1월 4만9000호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황 차장은 “올들어 10월까지 가계대출은 작년말보다 1조8000억원 감소에 그치고 있다”면서도 “금리부담과 금융규제로 가계대출 감소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