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 주부터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행진이 심상치 않다. 경기 불황에 마켓컬리와 케이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은 줄줄이 상장을 미뤘지만, 중·소형주는 연말 IPO 성수기 시즌을 노리며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총 4개의 기업이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전날 5조8억 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개수다. 또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와 인벤티지랩, 펨트론 등 3곳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1일에는 디티앤씨알오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IPO 슈퍼위크의 징조는 3분기부터 시작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신규상장 기업 수는 48개(코스피 5개·코스닥 4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7개 감소했지만, 경기 침체기를 고려하면 선방한 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4분기 IPO 시장에 다수 뛰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인 IPO 성수기인 연말인 데 비해 시장침체로 대어급 공모주들이 선두에 나서지 않자, 중·소형 기업들이 이를 자금 조달의 기회로 삼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오랜 기간 어렵게 준비한 만큼 (상장을 미루기보다) 끝까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입장”이라며 “특히 바이오 기업들은 VC(벤처캐피탈) 투자 부분도 중요하다 보니 지금을 기회로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가 시들한 곳도 많다. 8월 상장한 차량 공유플랫폼 쏘카는 공모가(2만8000원)의 반 토막 수준인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단백질 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인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 후 한때 2만53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공모가(1만6000원)를 웃돌고 있다.
아울러 전날 밀리의 서재와 제이오가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IPO 시장에 한파가 들이닥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과 12월은 클로징(종결)하는 펀드들이 늘어나므로 투자자 수요예측을 하기에 좋은 구간이 아니다”라며 “올해 남은 가장 큰 IPO가 바이오노트 하나밖에 없는 것을 보면, 많은 기업이 IPO를 연초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