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투표서 우파 후보에 밀렸지만, 역전승
멜라니아 여사 저작권 침해 소송 맡았던 이력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무소속 나타샤 피르크-무사르 후보가 약 54%의 득표율로 우파 후보인 안제 로가르 전 외무장관을 꺾었다.
슬로베니아에서 여성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1991년 유고슬라비아가 분리되고 슬로베니아가 독립한 후 처음이다.
54세의 당선인은 변호사 출신으로,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의 소송을 대리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당시 멜라니아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포함한 저작권을 슬로베니아 언론과 기업이 무단 사용한 것과 관련해 소를 제기했다.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슬로베니아는 민주주의 가치 아래에 유럽연합(EU)을 지지하는 대통령을 뽑았다”며 “나는 슬로베니아가 유럽, 특히 인권과 헌법적 가치를 믿는 국가들과 함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어려운 시기에 직면해 있다”며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지구를 돌봐야 하는 정치적 사명감이 우리 어깨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선은 4월 총선에서 중도좌파 연정이 승리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자유주의 블록 승리로 끝났다. 1차 투표만 해도 로가르 후보가 앞섰지만, 결선에서 뒤집혔다.
폴리티코는 “지난 몇 주간의 여론조사에서 대중의 지지가 당선인을 중심으로 결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각에선 로가르 후보가 헝가리 극우 지도자인 빅토르 오르반의 가까운 친구이자 분열적인 인물인 전임 대통령과 거리를 두지 못해 졌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로가르는 승복 연설에서 “피르크-무사르 후보가 유세 기간 했던 모든 약속을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