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손해배상 가압류, 사실상 노동3권 무력화"
野, 당론 채택에는 與 대화가 먼저…"당대표 의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입법에 대해 “가능한 방법을 의논해 이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위헌 여지가 있다는 시장 우려를 고려해 아직까지는 당론 채택에 신중한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와의 간담회에서 “자손 만대가 갚아도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금액을 손해배상 청구하고 이걸 미리 가압류 하는 바람에 전 재산이 묶여 죽을 때까지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가혹한 손해배상 가압류가 사실상 노동3권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지만 반대 논리가 너무 심하고, 최근에는 소위 프레임이라는 것이 ‘폭력·불법파업까지 보장하자는 것이냐’고 하다 보니 법안에 대한 국민의 오해도 많이 생겨났다”며 “오늘 그 문제도 함께 논의해 실질적으로 입법화해서, 노동3권 중에도 단체행동권을 헌법 취지에 맞게 보장하는 방법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 현실적인 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측은 민주당에 노란봉투법의 당론 추진과 연내 국회 본회의 처리 등을 요구했다. 박석운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대표는 “이 대표도 말했지만 합법파업보장법의 성격을 지니고 있고 제대로 표현하자면 헌법상 파업보장법, ILO 협약상 파업보장법이 될 것”이라며 “입법 개정에 원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해서 늦어도 이번 연말 이내에 국회를 통과시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고(故)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씨는 “ 의지만 있다면 노조법 2조 개정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앞장서서 당론으로 채택해 노조법 2·3조 이번에 반드시 개정해달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연내에 꼭 해결하겠다고 약속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연일 노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법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법의 취지를 명확히 하고자 ‘합법파업보장법’ 혹은 ‘손배가압류 불법 남용 방지법’으로 부르는 것은 어떤가”라고 공개 제안했다.
지난 14∼15일에는 양대 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입법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노동계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민주당은 당론 채택에 신중한 분위기다. 황명선 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론 채택 요구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을 묻는 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큰 기조는 있다. 환노위나 법사위에서 다양한 내용들과 절차들이 있는데 결국은 컨택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며 정부·여당 협조가 우선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대표 의지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