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신뢰 회복 불가’하다는 닥사 측 주장에 “사실 가능성 높아”
위믹스 측 투자자보호 주장…“잠재 위험 미리 방지할 필요성 더 커”
위믹스가 국내 4개 거래소를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이 7일 모두 기각됐다. 이로써 위믹스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을 포함한 국내 4개 거래소에서 8일 오후 3시 일제히 거래가 종료된다. 결정문에는 그간 문제가 된 유통량 소명 과정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16차례 소명 과정에서 깨진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닥사와 거래소 측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8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위믹스 ‘거래지원종료결정 효려정지가처분’ 결정문에 따르면, 먼저 재판부는 “(상장폐지와 관련해) 거래소의 판단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라는 거래소의 주장에는 충분히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어 이를 쉽사리 배척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위믹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거래소가 유통량에 대한 점검 권한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권한이나 능력은 없으므로, 이는 신뢰관계 아래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하며, 유통량에 있어 발행인과 거래소 사이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초기 소명 과정에서) 담보대출 물량을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보이는 점 △4차례 회의, 16차례 소명자료 제출에서 유통량 오류ㆍ번복이 반복된 점 등을 들어 닥사와 거래소가 위믹스에 대한 신뢰를 잃을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업비트 측은 최초 10월 19일에 유통량 위반을 인지하고 같은 달 11일과 18일 두 차례 걸쳐 옮겨진 위믹스 6400만 개에 대한 소명을 위믹스에 요구했다.
위믹스 측은 10월 21일 이메일을 통해 “담보대출은 청산 위험시 담보를 추가로 넣을 수 있도록 24시간 모니터링 하겠다”라면서도 “초과 물량은 9월 말 기준 1000만 개가 초과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업비트 측이 재차 담보대출 물량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 위믹스 측은 10월 25일 다시 “10월 10일 기준 초과물량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재판부는 이를 ‘의도적으로 담보물량을 누락하려는 행위’로 보았다. 또한, ‘에코시스템 및 생태계 구축’을 위한 초과 유통량 1160만 개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어디로 어떻게’ 유통했는지 밝히지 않는 등 제출자료에 크고 작은 흠결이 지속된 점 등을 바탕으로, “‘수치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업비트 측의 주장에는 충분히 수긍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위믹스 측은 유통량 위반 사유가 모두 해소됐기 때문에 거래지원을 종료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코코아파이낸스에 맡겼던 담보는 모두 회수했고, 브릿지 물량은 유통량과 관련이 없으며, 위믹스파이 유동성 공급량은 계획 범위 내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유통량 위반 문제의 사유가 다 해소됐다고 해도, 사유가 이미 발생했고, 위반 정도가 중대한 것인 이상 거래지원종료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위믹스 측이 제기한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비례원칙에 어긋난 행위’, ‘차별적 취급행위’, ‘절차상 위법한 행위’ 주장과, 투자자 피해를 근거로 한 ‘보전 필요성’ 주장 등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단기적으로 투자자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태계를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잠재적 투자자의 더 큰 손해와 위험을 미리 방지할 필요성이 크다”라면서 “이 사건에 대해 상장폐지 금지를 명할 보전의 필요성 역시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