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브렌트유 모두 11월 초 이후 가장 큰 폭 상승
“랠리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국제유가는 미국 물가 상승률 둔화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며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22달러(3.03%) 상승한 배럴당 75.3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2.60달러(3.3%) 오른 배럴당 80.59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달 4일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유가는 달러화 약세에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 약세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저렴하게 보이게 만들어 해외 구매자들의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달러화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집계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 거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전년 동월 대비 11월 CPI 상승률은 7.1%로 시장 전망치인 7.3%보다 낮았다. 전월 대비 11월 CPI 상승률도 0.1%로 시장 예상(0.3%)을 밑돌았다.
이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지수는 이날 1% 이상 하락했다.
로버트 야거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아무도 11월 CPI가 둔화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는 시장에 입찰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초점은 연준이 CPI 결과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로 옮겨갔다”고 덧붙였다.
엘라이 테스파예 RJO 선물 선임 시장 전략가는 “이는 달러를 기초로 한 광범위한 랠리”라며 “시장이 계속 하락해왔기 때문에 어떤 긍정적인 뉴스도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번 랠리가 지속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유가 상승세가 지난주 하락세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 수요 불안으로 여전히 원유 시장에는 비관적인 전망이 퍼져있는 상황이다.
다만 공급 불안이 지속되면서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캐나다산 원유 62만 배럴을 하루에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 송유관이 지난주 유출 사고로 인해 폐쇄된 이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